• "그렇게 이야기하면 내가 전화를 끊겠습니다"(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
    "끊으려면 끊으시고"(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

    미디어 관련 법안 처리를 놓고 여야 원내대표간 격한 설전이 벌어졌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와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는 2일 오전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민경욱입니다'에 출연, 전날 김형오 국회의장이 제시한 중재안과 관련한 여야 합의 여부에 대해 상반된 해석을 내놨다.

    양당 원내대표는 격렬한 의견 충돌 끝에 사회자의 중재로 잠시 인터뷰를 중단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홍 원내대표는 "오늘 새벽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에게 설명해보니까 한명도 찬성하는 사람이 없었다"며 "나는 받아들이기가 어려워 현장에서 거부했고, 중재안은 원래 없었던 것으로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원 원내대표는 "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 정책위의장이 함께 모여서 협의를 해서 원래는 '합의했다'는 합의문을 작성했지만 홍 원내대표가 마지막에 본인이 합의할 수 없다, 문제가 있다고 해서 '의견을 모았다'고 바꾼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 원내대표는 "서로가 주장을 하면서 어느 정도 논의가 이뤄진 것이지, 그걸 합의안이라고 억지를 부리면 안된다"면서 "민주당과 협상하기가 북한과 협상하기보다 더 어렵다"고 비판했으며, 원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억지를 부리는 것이 아니라 한나라당이 일방적으로 하니까 (그런 것)"이라고 반박했다.

    "보좌관, 당직자가 국회의원을 두드려 패가지고 팔을 부러뜨린 것은 처음"(홍 원내대표)
    "차명진 의원이 쫓아 나와 보좌진과 당직자들에게 뭐라고 해서 불상사 생겨"(원 원내대표)

    두 원내대표는 전날 한나라당 차명진 의원이 폭행당한 사건을 놓고 2라운드 설전을 벌였다. 홍 원내대표는 "국회의원들이 밀고 당기다다치는 것은 과거에도 있었지만 보좌관이, 당직자가 국회의원을 두드려 패가지고 팔을 부러뜨린 일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개탄했다. 원 원내대표가 긴 상황 설명과 함께 "우리 서갑원 의원도 진찰받고 있는 상태"라고 말하자 홍 원내대표는 "장황한 변명을 무려 7분이나 하다니 좋다"며 비꼬았다. 사회자 역시 "서 의원이 병원에 있는 사실은 알고 있다. 이런 소모적인 논쟁은 말자"고 지적했다.

    김 의장 직권상정 가능성과 관련, 홍 원내대표는 "김 의장이 지난 폭력국회를 종식시키면서 한나라당 중진의원들에게 직권상정해서 2월에는 처리하겠다고 약속했고, 김 의장이 그 약속을 지켜 주리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원 원내대표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워낙 수직적인 명령과 복종, 시행 이런 데 익숙해서 그런지 몰라도 국회의장도 우리 여당이 지시하면 따라야지 무슨 소리냐, 이게 아주 강한 것 같다"고 팽팽히 맞섰다.

    여야 원내대표가 KBS 라디오에 동시에 출연해 미디어 관련법안 처리를 두고 치열히 논쟁을 벌인 시간, MBC에서는 민주당과 민주노총 산하 전국언론노조의 주장만이 전파를 탔다. 같은 시간 MBC 라디오 '손석희이 시선집중'에는 민주당 박병석 정책위의장과 최상재 언론노조위원장이 연이어 출연했다.

    박 정책위의장은 " 여야의 합의를 하거나, 합의가 될 만 하면 한나라당과 청와대 일부 소수 강경매파들 때문에 국민이 분열되고 위기가 증폭된다"며 전날 여야 논의를 '합의'로 규정지었다. 그는 "한나라당이 말로는 민생경제 타령하면서 사실은 방송장악에만 골몰했다는 것이 드러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사회자 손씨는 "전국언론노조 소속 언론사들의 파업이 점차 확대돼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최 씨를 연결했다. 최씨는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언론노조 파업을 '정치파업'이라고 직격한 데 대해 "언론과 관련되는 법제들을 바꾸면 여기에 소속된 사람들의 근로조건이나 여러 가지 지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느냐"며 "당연히 반대할 수 있고 더러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예를 들어서 국립대학을 민영화 하겠다고 하면 그 국립대학 교수들이 가만히 있어야 되느냐. 그건 절대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