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0여개국, 약 3000명의 우주전문가가 한자리에 모여 우주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논의하는 국제대회. 말 그대로 '우주 올림픽'이라 불릴 만하다. 12일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막을 올린 '2009대전 국제우주대회(IAC)'는 역대 최다국에서 최대 규모의 우주전문가가 참가한 지구촌 우주행사다.

    지난 1950년 파리 총회 이후 매년 열려 대전 대회가 60회째를 맞았으며 지금까지 28개국 49개도시가 이 대회를 개최했다. 아시아 개최지로는 일본 도쿄(東京)과 후쿠오카(福岡), 중국 북경(北京), 인도 벵갈루루와 하이데라바드 등 3개국 5개 도시 뿐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12일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09대전 국제우주대회(IAC)' 개막식에 참석, 축사를 하고 있다. ⓒ 뉴데일리<=청와대 제공>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개막식에 참석, 치사를 통해 우주산업 국제협력과 범세계적 우주 프로젝트에 한국의 적극적인 참여를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우주산업과 관련한 세계 각국 전시장을 둘러보며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다소 '생소한' 국제행사 개막식에 이 대통령이 굳이 참석을 결정한 배경은 "우주개발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제고해야겠다는 의지 때문"이라고 박선규 청와대 대변인은 밝혔다.

    대회에는 포이에른 바허 국제우주연맹(IAF) 회장을 비롯해 외부 행사에 잘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찰스 볼든 미국 항공우주국(NASA)청장도 자리했다. 또 장자크 도르뎅 유럽우주청 사무총장, 아나톨리 퍼미노프 러시아 우주청장, 게이지 타치카와 일본우주청장, 야닉 데 스콧 프랑스 우주청장, 선라이얀 중국 국가항공국장, 스티브 맥 레인 캐나다 우주청장 등 14개국 우주기관장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개막식에 앞서 이들과 사전환담하며 인사를 나눴다. 박찬모 대통령과학기술특보가 "대통령이 참석했다는 것 자체로도 의미가 있다"고 설명한 것은 세계 우주산업 무대를 향한 우리의 메시지가 중요한 시점이란 뜻으로 읽힌다. 이 대통령은 치사에서 수차례 "늦었지만"이라는 수식어 뒤에 "달 탐사 프로그램과 같은 대규모 우주프로젝트에 동참하고자 한다"고 분명히 밝혔다.

    다국적기업인 EABS사 프랑스와 오크 회장, 프랑스 아리안 스페이스사 장이브르갈 대표, 영국 써리사의 마틴 스위칭 대표, 미 록히드 마틴사의 브라이언 더피 부사장, 미국 USA사 해리 해몬드 부사장 등 모두 153개 기업체 관계자가 참석한 사실은 항공우주분야에서 각국의 치열한 경쟁이 이미 진행 중임을 보여준다.

    이명박 대통령이 12일 오전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09 대전국제우주대회(IAC)' 개막식을 마친 뒤 전시장에 마련된 한 우주산업 관련업체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 뉴데일리<=청와대 제공> 

    이 대통령은 대전에서 돌아오는 길에 "중국과 일본이 앞서가는 걸 보니까 정말 우리가 분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앞서가고 있구나"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이 둘러본 중국과 일본 부스는 중국항천과기집단공사와 JAXA(Japan Aerospace Explotation Agency). 특히 중국측 관계자는 이 대통령 손에 브로슈어까지 쥐어주며 '우주 비즈니스'를 실감케했다.

    한 항공우주분야 전문가는 이 대통령의 관심에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그는 "일식을 직접 나와서 관찰한 첫번째 현직 대통령이 이 대통령"이라며 "국무위원과 함께 전부 나와서 개기일식을 관찰하는 모습에서 우주항공에 대한 정부의 인식과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만원짜리 지폐를 보면 앞면에는 해와 달이 들어있고 뒤에는 천체관측기구가 들어있다. 대한민국은 천체에 관심많은 나라"라며 국민적 관심을 당부했다.

    대전대회는 공식행사인 학술회의와 국제우주연맹총회가 16일까지 이어진다. 국제협력, 우주산업, 기후변화, 우주탐사, 평화 등 5가지 요일별 주제를 논의하고 150개 우주 분야에서 무려 1585편의 논문이 발표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꿈돌이와 함께하는 우주특별시 여행'이라는 주제로 지난 9일 앞서 개막한 우주축제는 엑스포과학공원 일대에서 25일까지 계속된다. 우주상상원정대, 로켓발사 체험, 아폴로 15호가 달에서 가져온 암석 전시, 외계생명체 찾기 프로그램 등 시민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행사가 마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