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사임·이사회 개편으로 신뢰 회복 총력670억 수주 쌓은 파두 … 1분기 흑자전환 가시화AI 데이터센터 투자·SSD 가격 상승 … 실적 회복에 힘 보태
  • ▲ 파두 사옥 전경ⓒ파두
    ▲ 파두 사옥 전경ⓒ파두
    '뻥튀기 상장' 의혹으로 주식 거래가 중단됐던 파두가 상장폐지 리스크를 벗고 거래 재개와 함께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지효 대표가 사임하며 책임 경영에 나선 데 이어 올해 들어서만 670억원이 넘는 대형 수주를 확보하며 실적 반등의 실마리를 잡았다. AI 데이터센터용 SSD 수요 확대와 가격 상승 흐름까지 더해지며 파두는 흑자전환에 대한 자신감을 키우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3일 파두에 대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하고 주식 거래를 재개했다. 

    거래소는 "코스닥시장 상장 규정 제56조제1항의 요건에 의한 상장폐지 가능성 등을 검토한 결과 동사를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부터 이어졌던 거래정지는 해소됐다.

    파두는 거래 재개를 하루 앞둔 2일 경영 체제 개편도 단행했다. 기존 이지효·남이현 각자 대표 체제에서 남이현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하고, 이지효 대표는 사임했다. 

    파두는 주주 서한에서 "사법 리스크와 거래 정지로 인해 회사의 기술·사업, 그리고 임직원들의 노력을 과거의 문제에 대한 해석과 논란이 가리는 상황이 이어졌다"며 "이사회가 온전히 미래 성장에 집중할 수 있도록 이사회 개편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준법 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신규 충원도 진행했다. 이를 통해 당사는 주주 가치 제고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지효 대표는 대표직과 이사회에서는 물러났지만 회사에는 남는다. 파두는 "이 대표는 이사회에서는 물러나지만 회사에 남아 안정·성장을 위해 필요한 책임·역할을 할 것"이라며 "남 대표의 리더십 아래 흔들림 없이 더 큰 성장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파두 관계자 역시 "이 대표는 파두의 중단 없는 성장과 조직 안정을 위해 그 직을 내려놓고 낮은 자세로 헌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거래 재개는 상장 과정에서의 매출 부풀리기 의혹으로 검찰 기소까지 이어졌던 사법 리스크 국면의 분수령이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파두 법인과 경영진 3명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파두는 2023년 8월 기술특례 제도로 코스닥에 상장하며 연간 매출 예측치를 1203억원으로 제시했지만 실제 매출은 225억원에 그쳤다. 한국거래소 역시 "상장 심사와 관련해 제출한 서류에 투자자 보호를 위해 중요한 사항이 거짓으로 기재되거나 누락된 사실을 발견했다"며 실질심사 여부를 검토해 왔다.

    경영 리스크가 정리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실적 측면에서는 빠른 반등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파두는 올해 들어서만 두 건의 대형 계약을 따내며 총 673억원 규모의 수주를 확보했다. 지난달 22일에는 대만 마크니카 갤럭시(Macnica Galaxy Inc.)로부터 470억원 규모의 SSD 완제품 공급 계약을 수주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공시한 215억원 계약이 공급 물량 증가와 SSD 가격 상승에 따라 정정된 것으로 단일 계약 기준으로 창사 이래 최대 규모다. 계약금액의 50%는 3월 중 지급되며 나머지는 올해 하반기 중 매출로 반영될 예정이다.

    앞서 1월 13일에는 해외 낸드플래시 메모리 제조사와 203억원 규모의 기업용 SSD 컨트롤러 공급 계약도 체결했다. 컨트롤러 단일 계약 기준으로 역시 창사 이래 최대다. 이 두 건을 합치면 새해 들어서만 673억원의 수주를 쌓은 셈으로 이는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685억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수주 흐름을 감안할 때 올해 1분기부터 흑자 전환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최근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증설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파두의 수주 확대도 가속화되고 있다. 파두는 SSD의 핵심 부품인 컨트롤러와 SSD 완제품을 동시에 공급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컨트롤러는 미국 빅테크가 주요 고객사이며 SSD 완제품은 자사 컨트롤러를 탑재해 대만 등 아시아 시장에 공급한다. 업계에 따르면 파두는 메타, 구글, 엔비디아에 컨트롤러를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올해 추가로 한 곳의 글로벌 빅테크를 고객사로 확보한다는 계획도 밝힌 상태다.

    기술 장벽 역시 파두의 강점으로 꼽힌다. 현재 데이터센터용 5세대(Gen5) SSD 컨트롤러를 양산할 수 있는 업체는 삼성전자, 마이크론, 마벨, 파이슨 등 소수에 불과하다. 파두는 SSD 완제품 사업의 마진 한계를 인식하고, 맞춤형 컨트롤러 설계·제작 중심으로 사업 구조 전환도 추진 중이다. 전환이 성공할 경우 영업이익률 개선 폭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익성 개선 여건도 마련되고 있다.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2023년 230.26%에서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61.61%까지 낮아졌다. 대규모 선행 투자가 결실 단계에 접어들면서 수확기에 들어섰다는 평가다. NH투자증권 류영호 연구원은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54% 증가한 256억4000만원, 영업이익은 적자지속한 114억3000만원을 기록해 실적 개선세가 이어졌다"며 "초기 개발 비용 부담을 고려하면 내년부터 비용 부담은 감소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파두는 이러한 수주 확대와 시장 환경을 바탕으로 올해 매출 2000억원 이상, 연간 기준 흑자전환을 자신하고 있다.

    파두 측은 "2025년부터 본격화된 AI 데이터센터 시장의 호황은 당사가 주력하고 있는 기업용 SSD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폭발적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상장 당시 약속했던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공을 늦게나마 가시화하고 흑자 전환 또한 눈앞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연내 선보일 6세대(Gen6) 컨트롤러는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증명하는 제품이 될 것"이라며 "반드시 최고의 성과로 보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