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 360이 마지막회를 방영하고 막을 내렸다. 아쉽게도 시사 360은 마지막회에서도 첫꼭지 보도부터 편향된 보도 태도를 보이고 있다.
    시사 360은 마지막회 첫 기사로 대한적십자사에 대한 국정감사 현장을 보도하였다. 초점은 대한적십자사가, 북한의 홍수피해 관련, 국제적십자사로부터 대북지원 요청을 받았는데 그것을 거부했다는 것을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대북쌀지원 문제도 거론되었으며, 대한적십자사가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했다며 민주당의원들이 총재의 사퇴를 촉구하는 내용도 이어졌다.

    최영희 의원은 "피도 눈물도 없다"고 다그치고, 송영길 의원은 "남한에서는 식량이 썩어나가고 있는데 북쪽의 헐벗은 아이들에게 주지 못하는 거냐"고 흥분하였다. 대한적십자사 총재는 "자기 능력 밖의 일은 할 수가 없다." 는 식의 대답을 하였다.
    백원우 의원은 정치적 중립성을 견지해야 할 적십자사가 4대강 살리기를 홍보했다며 비판하였다. "정치적으로 시비가 걸리는 일은 하지 않는 게 적십자 정신 아닌가? 그렇게 하고 어떻게 적십자 배지를 달고 정치적으로 중립이고 인도적 기관에서 근무한다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는가"라며 소리를 쳤다. 그리고 민주당 의원들이 기자회견을 통해 총재의 사퇴를 촉구하는 모습이 이어졌다.

    몇 가지 사실 관계를 짚어 보자. 먼저 그동안 대북식량 지원 중단 문제는 북한의 김정일 정권이 남북관계를 경색 국면으로 만들고 핵문제를 비롯해 여러 가지 면에서 상황을 악화시켜 간 것 때문으로 보는 것이 먼저이다. 둘째, 대한적십자사의 본질적 임무이기도 하지만 대북식량 지원 문제와 같은 문제는 적십자사 단독으로 제기하고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따라서 민주당 의원들이 대북식량 지원 문제를 두고 대한적십자사를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는 식은 합당하지 않다. 정치적 중립성을 그렇게 강조하는 사람들이 대북식량 지원과 관련한 적십자사의 행동에 어쩌면 그렇게 흥분을 하는 지 알 수 없다.

    그러나 더 문제는 방송이다. 방송 역시 그 같은 태도로, 그런 방향의 일방적 보도를 하고 있는 것이다. 대북식량 지원 중단의 책임에 북한 정권의 잘못된 행동은 전혀 언급되지 않고 있다. 고려조차 되지 않는 것 같다. 이런 류의 일방적 편향 보도 태도는 옳지 않다.

    백원우 의원의 4대강 살리기 홍보 문제 제기 부분도 그렇다. 대한적십자사가 '기획재정부의 홍보 교육 관련 알림' 자료에 따라, 단지 4대강 살리기 홈페이지가 개설된 것을  안내한 것을 두고 4대강 살리기 홍보로 몰아가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그런데 방송은 이 내용도 역시 백원우 의원의 '호통치는'(?) 모습을 집중적으로 방영하며 대한적십자사가 실제 대단히 잘못이라도 한 양 보여준다. 대한적십자사의 입장은 그다지 제시되지 않는다.

    시사 360의 첫꼭지 보도는 누가 봐도 편향되다. 어느 한 쪽의 입장 혹은 어느 일방의 시각에 입각해 보도를 짜맞추고 있는 느낌이 강하게 느껴진다. 시청자들에게 이런 보도 태도는 참으로 잘못된 것이다.
    시사 360은 2008년 11월 17일 기존의 시사투나잇을 대신해 방송을 시작한 후 약 1년 정도 방영을 한 셈이 된다. 시사투나잇이 방송의 편향성 시비 속에서 막을 냈던 전례에 비추어 시사 360은 달라진 모습을 보여 주기를 많은 사람들은 기대하였다. 그러나 시사 360 역시 크게 달라지지 못했다는 것이 많은 사람들이 시각이다. 시사 360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앞서 밝힌 것과 같은 식의 보도를 그동안 지속해 왔기 때문이다.

    마지막회에서 시사 360은 "시사 360이 함께 했던 시간", "시사 360이만난 사람", "시사 360이 주목한 사람", "Good bye 시사 360"의 꼭지를 방영하였다. 아나운서는 "시사 360은 주류의 목소리뿐만아니라 소수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려 했다. 우리 사회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이야기를 담고자 하였다. 담고 싶었던 것이 많았던 만큼 아쉬움도 많았다." 라는 이야기를 한다. 시사 360은 그동안의 주요 방송을 소개하고 다음으로 일제고사 당시 해직되었던 김윤주 교사 그리고 용산참사 현장의 오늘을 다루며 마감하였다. 그리고 그동안 수고하였던 PD와 작가, 구성원들을 소개하였다.
    필자는 시사 360의 노력에 큰 박수를 보낸다. 시사 360이 우리사회의 약자의 편에 서서 보도하려 한 노력을 충분히 평가한다. 필자 역시도 그 같은 보도 내용을 접하며 많은 점에서 시사점을 받았다.

    그러나 아쉬운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편향된 방송 태도이다.
    방송도 사람이 만드는 것이다. 시사 360을 만들었던 사람들은 다른 방송을 또 만들 것이다. 그래서 그간의 노고를 격려하며 아울러 당부하고 싶다. 
    다른 방송을 만들 때 부디 방송인으로서 균형적 자세를 잃지 않기를 바란다. 방송인도 당연히 정치적 소신이 있을 수 있다. 공영방송이라 하더라도 개별 프로그램에 정치적 경향이나 느낌이 완전히 배제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공영방송이라면 그리고 공영방송의 제작자들이라면 스스로의 정치성을 인내하고 스스로 시청자의 입장에서 '객관'을 확보하려는 노력, 그런 균형점을 잃어서는 안될 것이다. 어떻게든 틈을 찾아 자신의 정치색을 드러내고자 하거나, 그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스스로 어떤 정파의 입장에서 방송을 하고자 한다면 공영방송에 있을 것이 아니라 사영방송의 어떤 '정파방송'에서나 방송을 해야 한다.
    이런 점을 부디 기억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