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DP(국내총생산) 서프라이즈!'

    3분기 성장률이 예상을 크게 뛰어넘으면서 증시가 상승세로 화답했다. 기업실적 발표가 별다른 호재로 작용하지 않는 상황에서 단비가 됐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4분기에는 성장률이 둔화하고 경기선행지수도 고점을 찍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단기모멘텀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2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보다 16.94포인트(1.03%) 오른 1657.11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주말 미국 증시가 약세를 보인 영향으로 출발은 좋지 않았다. 3분기 성장률이 전기대비 2.9%로 7년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한국은행 발표에도 5.84포인트(0.36%) 하락 개장했다. 이후 기관과 외국인의 매수세를 기반으로 장중 상승 반전하며 상승폭을 높였다. 전문가들은 GDP 지표가 점차적으로 투자심리를 개선시키면서 장 초반 미국발(發) 악재를 눌렀다고 분석했다.

    기관은 3개월 만에 최대 규모인 3000억원가량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코스피200 지수 선물시장에서 1만계약 이상을 대규모 순매수하며 프로그램 매수세를 유발했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GDP 이외에 외국인ㆍ기관 매수를 이끌 호재를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도 "미 증시가 하락하는 등 어지간해서는 강세를 보이기 어려운 여건"이라며 "GDP 재료가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장기적인 상승동력으로 작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전기대비 성장률이 2분기 2.6%에서 3분기 2.9%로 높아졌지만 4분기에는 최고 1% 안팎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연간으로 플러스 성장이 가능하더라도 증시에 새롭게 반영될 호재는 없을 수 있다.

    빠른 경기회복세가 기준금리 인상을 앞당길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상식적으로 성장률 개선은 호재이지만 현재로서는 '출구전략'을 앞당길 수 있다는 점에서 역설적으로 악재일 수 있다. 김성노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상을 뛰어넘는 3분기 성장률은 조기 금리 인상으로 귀결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3분기 GDP가 양호할 것이라는 전망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로, 이번주 후반 발표되는 경기선행지수에 초점을 둬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증시에는 선행지수가 더욱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전월 대비로 경기선행지수는 지난 6월을 고점으로 두달째 감소했다.(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