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사본문 이미지
    박용오 전 두산그룹 회장 ⓒ 뉴데일리

    박용오 전 두산그룹 회장(72·현 성지건설 회장)이 4일 오전 자살했다.

    박 전 회장은 이날 오전 자택에서 스스로 목을 맸으며 서울대병원으로 옮겼을 때는 이미 숨진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박 전 회장이 서울 성북동 자택에서 목을 맨 채로 발견됐고, 오전 8시30분께 서울대병원에 이송됐지만 숨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서울대 병원에 출동해 자세한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박 전 회장은 1996~1998년 두산그룹 회장을 지냈으며 2008년부터 성지건설 회장을 맡아왔다.

    박용오 전 회장은 고(故) 박두병 두산그룹 초대 회장의 차남. 지난 1996년 12월부터 8년 8개월 동안 두산그룹 회장을 역임했다.
    박 전 회장은 지난 2005년 두산그룹 오너 가족 회의에서 3남인 박용성 회장에게 그룹 경영권을 이양하기로 한 결정되자 크게 반발했다. 그는 동생인 박용성 회장(3남)과 박용만 당시 부회장(5남)이 맏형인 박용곤 명예회장과 짜고 자신을 그룹에서 밀어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박 전 회장은 두산산업개발을 계열 분리해 자신이 운영하게 해줄 것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하자 검찰과 언론에 그룹의 비자금 조성 등 경영 비리를 고발하는 투서를 냈다. 박용성 회장과 박용만 부회장이 1700억원대의 불법 비자금을 조성했다고 검찰에 진정서를 제출한 것이다.
    박 전 회장은 검찰 수사와 법원 재판에서 박용성 전 회장, 박용만 부회장과 공모해 수년간 297억 3000여만원의 비자금과 29억원의 회삿돈을 횡령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이를 은폐하기 위해 분식회계를 지시한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80억원을 선고받았다.
    두산가 오너들은 형제간 분란을 일으킨 데 책임을 물어 박용오 회장을 가문에서 퇴출시켰다.
    이후 박 전 회장은 지난해 3월 시공능력 50위권인 성지건설을 인수하면서 경영 일선에 복귀지만 건설 경기 침체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경찰 관계자는 "박 전 회장이 가족들에게 남긴 유서로 짐작되는 여러 장의 A4용지가 발견됐다"며 "형제에 대한 얘기는 없다"고 말했다. 유서는 옷방 옆 침실에 있는 조그만 금고 안에서 발견됐는데 발견 당시 금고는 열려 있었으며 유서는 밀봉된 봉투 안에 담겨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