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 영업이익이 올해 들어 처음으로 3분기에 작년 동기 대비 플러스 성장을 기록하면서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올해 기업의 이익이 꾸준히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각국 정부의 정책효과에 환율효과거 더해진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4분기엔 환율효과가 사라지고 원자재 가격 등 비용이 증가하면서 기업 이익 성장세는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이익도 금융위기 이전 회복
    18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사협의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12월 결산법인 634개사 중 비교 가능한 570개사의 3분기 실적을 집계한 결과 영업이익이 19조2718억원으로 작년 3분기보다 32.55% 증가했고, 순이익도 19조2747억원으로 163.30% 확대됐다. 작년 동기 대비 상장사의 영업이익은 1분기에 -56.76%, 2분기에 -31.38% 등 역성장을 기록했다가 이번에 플러스로 돌아섰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의 중고차 보상 프로그램과 중국의 각종 내수부양책 등 정부의 정책으로 수요가 증가했을 뿐 아니라 국내 기업이 선제적인 투자와 공격적인 마케팅, 우호적인 환율 등으로 시장점유율을 높인 것이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기업이익의 작년 동기 대비 플러스 성장엔 지난해 9월 '리먼 사태'가 발발하기 이전인 7월부터 국내 기업의 이익이 줄어든 기저 효과를 무시할 수는 없다는 지적도 있다. 신한금융투자 이선엽 연구원은 "기업이익이 작년 수준 이상으로 나온 것은 경기가 위기에서 벗어나 회복되는 과정으로 들어섰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3분기까지 각종 경기부양책의 효과로 소비가 극대화돼 기업이익 개선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4분기 실적전망은 어둡다. 우선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떨어지면서 수출기업의 이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의 대표 수출업종인 IT, 자동차는 환율에 민감한 업종이다. 또 연말에 마케팅 비용이나 상여금 등 각종 비용이 증가하고 최근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가격이 상승해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리적으로 인접한 중국이 빠른 경기 회복으로 국내 기업이 혜택을 누렸으나 중국 정부의 유동성 조절 등 경기 속도에 대한 '미세조정'이 진행되는 점도 국내 기업이익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꼽혔다.

    신영증권 김세중 투자전략팀장은 "환율 하락과 비용 상승 등으로 4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치를 낮출 필요가 있다"며 "주가가 이런 4분기 실적 둔화우려를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10대 그룹 실적 개선…업황별 차별화는 뚜렷
    10대그룹 계열사의 실적은 전분기 대비 큰 폭의 성장세를 나타냈다. 이들 기업의 3분기 매출액은 126조6184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5.52%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43.94%, 29.05% 급등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올 3분기 매출액은 작년 동기 대비 2.46%, 영업이익 29.72%, 순이익 120.17% 증가했다.

    그러나 업황에 따라 기업별 실적은 차이를 보였다. 전분기 대비 그룹별 순이익 증가세를 보면 포스코가 철강업 회복에 힘입어 158.70% 늘어나 가장 눈에 띄는 성장을 거뒀고, IT와 자동차의 선전에 삼성(55.08%)과 현대차(32.24%)도 선전했다. 반면 환율 부담으로 항공운송업체인 한진(적자지속), 금호아시아나(적자전환)가 약세를 나타냈고 롯데(-20.36%), GS(-15.32%)도 순이익이 감소했다.

    10대 그룹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 493개사의 실적도 개선됐으나 10대 그룹보다 상대적인 증가폭은 적었다. 기타기업의 매출액은 88조5354억원으로 2분기보다 4.35% 증가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33.44%와 14.62% 늘어났다.(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