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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년 지방선거에 유리한 언론환경 조성을 위해 고의적으로 종합편성채널의 허가를 미루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민주당 의원들은 23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내년 상반기 중에 종편채널 허가가 어렵다고 밝힌 최시중 방통위원장의 의견을 거론하며 “지방선거 승리를 노린 정치적 행정”이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조영택 의원은 “정부와 방통위가 아마 보수언론이 종편 허가를 해주고 나면 변심해서 정부를 공격할 것을 걱정하고 우려해서 내년 중요한 정치일정인 지방선거가 있을 때까지는 허가를 안하고 넘어갈 것이라는 정보교환을 했다고 들었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종편채널 허가를 미루는 이유 중 하나로 방통위가 제시한 ‘사업자의 확정된 2009년도 재무재표 제출’을 거론하며 “공교롭게도 이와 같은 이유를 들면서 빨리 인허가가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말을 하는데 정치적 판단을 하면서 행정업무를 수행하고 있구나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 강조했다. “참 구차스럽다”고도 한 그는 또 종편채널을 준비 중인 일부 언론 매체를 거론하며 “그래서 이것(종편채널 허가과정)을 쳐다보는 보수 언론은 참 신세가 안타깝고 눈 빠지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전병헌 의원도 “특정회사나 특정언론에 종편을 주려고 기존 법으로도 할 수 있는 종편을 계속 시간끌면서 지방선거 등을 통해 유리한 구도를 획책.기획하고 일부러 지연시키는 게 아닌가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 의원은 “작년 12월 방통위 스스로 자본규모 5조원 미만 기업만이 종편을 할 수 있었던 것을 10조원 미만으로 바꿔서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면서 “꼭 7월22일 통과된 미디어관련법에 의해서만 종편을 할 수 있는 게 아니지 않느냐”며 조속한 종편채널 사업자 선정을 요구했다. 이어 그는 “최 위원장이 금년 신년사와 업무보고에서 2009년은 미디어빅뱅 시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는데 과연 미디어빅뱅 시대가 됐느냐. 미디어악법 밀어붙이다가 본회의장 빅뱅만 된 거 아니냐”고 따졌다.
이에 대해 최 위원장은 정치권의 책임이 크다며 강하게 반박했다. 최 위원장은 “정말 금년에 빅뱅이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겠느냐”며 “그런데 지금 이렇게 된 데는 전병헌 의원도 상당한 책임이 있다. 우리가 빨리 서두르려고 얼마나 애를 썼는데 법안 추진을 안시켜주고 있는 것 아니냐”고 언성을 높였다. 최 위원장은 또 “7월 통과된 미디어법도 헌재 법제처에 걸려 있는데 전 의원이 법제처장한테 가서 이런말 저런말 하니까 법제처장이 겁먹고 통과 못시켜주고 있는 것 아니냐”며 “이런 딱한 처지를 도와줘서 빨리 처리하게 해 달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