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고흥길 위원장(한나라당)이 미디어법 재논의를 주장하며 본회의장 앞에서 22일째 농성중인 민주당 천정배 최문순 장세환 의원에게 23일 두 권의 책을 선물했다.

    이날 오전 고 위원장은 세 의원을 직접 찾아가 '영상경제학'과 '디지털크로스로드'라는 책과 편지를 선물했다. 문방위원장이 아닌 국회 언론발전연구회 회장 자격으로 이들을 찾았고 책과 편지를 선물했다.

    고흥길 국회 문방위원장(한나라당)이 2일 오후 국회 의장실 앞에서 미디어법 재논의를 요구하며 농성중인 천정배, 최문순, 장세환 의원을 찾아 잠시 얘기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고 위원장은 편지에서 "평소 언론발전에 지대한 관심을 가져주신 대해 감사드린다"고 인사한 뒤 "언론발전연구회에서 한해 활동을 마감하면서 인터넷과 방송 분야에서 읽을 만한 책 두 권을 선별해 보내드리니 의정활동에 작은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썼다. 편지 마지막에는 "연일 계속되는 동장군(冬將軍)에 건강 유의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라고 인사했다.

    이날 오후 본회의장 앞에서 농성 중인 최 의원을 찾아가자 "고 위원장이 오전에 선물한 책"이라며 두 권의 책과 편지부터 소개했다. '디지털크로스로드'는 각 매체에서 '화제의 책'으로 꼽았을 정도로 알려진 책이다.

    책 내용은 디지털혁명으로 통신방송 시장 환경이 급변하고 있어 우리 방송환경도 이런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법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도 2006년 방송통합융합추진위원회를 발족, 올해 미국 연방통신위원회와 같은 통신방송통합기구를 만들어 방송통신 시장 규제체계를 일신하려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현재 우리나라 방송통신 관련 규제가 미국에 비해 매우 일천하다는 것을 전제로 쓴 것이다.

    이 책이 화제가 된 이유는 책의 저자 때문이다. 미국 법무부에서 통신방송 관련 항소 및 상소사건을 담당하고 FCC(미국 연방통신위원회)에 근무한 경험이 있는 통신방송법 전문변호사 조나단 넥터라인과 미국 법무부에서 통신방송업무를 담당한 와이저 교수가 자신들의 경험과 연구결과를 담았다. 인터넷이 텔레커뮤니케이션 산업의 전 분야에 가져온 변혁 등에 주목하고 미국에서 제기된 경쟁촉진 정책과 관련한 쟁점을 다뤄 방송통신 전환을 준비 중인 우리나라에 좋은 가이드를 제시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영상경제학'도 Economists Incorporated사 사장인 브루스 M. 오웬이 쓴 책으로 방송통신과 관련 산업과의 경제 상관관계를 구체적 이론과 분석을 통해 제시한 책이다. 최 의원은 두 책을 "방송을 언론이 아닌 돈으로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가 '미디어법 재논의를 요구하는 세 분 의원의 생각이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두 책을 선물한 것 아니겠느냐'고 묻자 최 의원은 웃으며 "그들이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