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철 신임 MBC 사장이 자신을 사장으로 인정해주는 대가로 노조에 ‘본부장 교체'를 약속하는 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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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막친 MBC김재철 사장.
    수를 두다가 노조와 방문진 모두에게 신임을 잃는 결과를 불러일으켰다.
    김 사장은 지난 4일 출근저지 투쟁을 벌이는 이근행 노조위원장에게 “노조가 (자신의) 출근을 막지 않고 사장으로 인정해 주면 방문진이 임명한 황희만 보도본부장과 윤혁 TV제작본부장을 사퇴시키겠다”고 약속했다. 황 본부장과 윤 본부장을 각각 특임이사와 자회사로 인사조치하겠다고 말한 것이다. 김 사장은 자신의 출근을 막는 노조위원장에게 90도 인사를 하기도 했다.
    이같은 약속과 관련 김 사장은 방문진 이사진과 6일 오전 간담회를 열고 두 본부장의 인사안을 논의했지만 합의를 보지 못했다. 방문진 차기환 이사는 “김 사장이 인사안에 대해 ‘실수였다’고 말했으나, 구체적인 계획을 묻는 이사진의 질문에는 확실하게 답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방문진의 한 이사는 “큰 전략 없이 현장에서 닥치는 대로 즉흥적인 결정을 내려 김 사장 자신이 일을 더 꼬이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MBC공정방송노조 관계자도 “김 사장이 사장후보 면접에서 노조가 국장급 인사에 개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단체협약 개정 등 노사관계 재정립을 핵심 공약으로 제시했었는데 국장급보다 높은 임원 인사에 개입하려는 노조의 주장을 받아들였다면 면접에서 방문진에게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니냐”고 비판했다.
    방문진 김우룡 이사장은 “방문진이 이미 본부장 교체안에 대해 ‘지극히 적절하지 않다’고 의사를 밝힌 만큼 김 사장이 다른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방문진의 한 이사는 “PD수첩 ‘광우병’ 편에 대한 재조사, 단체협약 개정 등 MBC 개혁을 약속하고 사장 자리에 오른 사람이 노조의 출근 저지 투쟁을 풀기 위해 방문진의 이사 선임권, 사장 선임권 등 MBC를 운영하는 기본 절차와 원칙을 버렸다”고 비난했다.
    또 다른 방문진 이사는 “이제 김 사장의 말에서 어떤 무게감도 느낄 수 없다”고 불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본부장 교체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음에 따라 8일로 예정됐던 김 사장의 취임식은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