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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공영방송 NHK가 야심차게 마련한 '한국병합 100년' 5부작 특집 프로그램이 18일 첫선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NHK의 특집 프로그램은 2009∼2011년 3년에 걸쳐 '요코하마 개항 150년'(2009년), '한국병합 100년'(2010년), '태평양전쟁 개전 70년.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60년'(2011년)이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 시리즈물을 차례로 내보내는 '프로젝트 재팬'의 일환.
올해는 5차례에 걸쳐 100년 전 한국 강제합병 전후를 돌아보기로 했고, 수개월 전부터 한국과 중국, 일본 등지를 오가며 제작에 힘을 기울였다.
18일에는 오후 9시부터 73분에 걸쳐 그중 첫회인 '한국병합에의 길-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와 안중근'이 일본 전역에 방영됐다.
실제로 방영된 프로그램은 이토와 안 의사 중 어느 한 쪽의 손을 들지 않고 양쪽의 의도와 논리를 충실히 소개하는 내용으로 이뤄졌다.
이토가 한국을 식민지화하기보다는 일본령 자치.자립국가로 만들려고 했다고 소개하는 한편 해주 양반가 출신인 안중근이 가톨릭을 통해 약육강식의 세계에 눈뜨면서 자국의 힘을 키워야겠다고 설명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전체적으로는 이토와 안중근을 모두 당시 각국의 상황에 충실했던 평화론자로 묘사하면서 "결국 두 사람의 평화론이 서로 만나지 못했다"고 결론짓고 "한일간 역사인식의 차이를 극복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제안했다.
양자의 의도를 평면적으로 비교한 방송은 양국에서 모두 불만을 사기 쉬울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입장에선 "이토 히로부미의 의도를 강조하는 것은 '강자의 아량'을 보여주려는 것일 뿐"이라고 비판이 나올 수 있다. 반면 일본측 '야후 재팬' 게시판에는 "이토를 침략자로 묘사하는 이유가 뭐냐"는 불만의 글이 잇따랐다.
한편 NHK의 '한국병합 100년' 시리즈는 2회 '민족자결을 요구하는 목소리', 3회 '전장에 동원된 이들', 4회 '냉전에 찢긴 재일코리안', 5회 '일한(한일) 관계는 이렇게 구축됐다'로 이어진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