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 사람들이 어떤 다른 문화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명품 친화 성향을 보이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국제컨설팅업체인 맥킨지는 20일 이탈리아, 프랑스, 영국, 중국, 미국, 일본, 한국 명품 소비자 7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명품 구매가 낭비라고 답한 사람은 한국인 중에서는 5%에 불과한 반면, 다른 국가들은 10~15%에 달했다고 밝혔다.
    명품 구매가 낭비라고 답한 비율은 미국 11%, 일본 10%, 중국 14%, EU 15% 등이었다.
    한국 명품 소비자들은 이웃과 주변인물의 수준에 맞춰야 한다는 압박감도 더욱 심하게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한국의 명품 소비자들은 트렌드를 앞서 가며 새로 출시된 명품에 대한 과시를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고 맥킨지는 분석했다.
    실제로 조사대상자 중 명품을 과시하는 것은 조악한 취향이라고 생각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일본이 45%, 중국은 38%, EU와 미국은 27%에 달한데 비해 한국은 22%에 불과했다.
    한국의 명품 고객들 사이에서 발견된 또 다른 추세는 상향구매 성향이었다.
    피혁 제품과 액세서리, 시계, 보석류의 경우는 평소에 구매하던 브랜드보다 더 고가의 브랜드로 전환한 적이 있다고 대답한 응답자가 18~19%에 달한 반면, 평소보다 더 저렴한 브랜드로 하향 구매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5%에 불과했다.
    맥킨지는 글로벌 매출의 4%를 차지하는 한국의 명품시장은 이제 세계 명품산업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한국의 명품산업 규모는 약 40억 달러로 패션 관련 총지출의 15%를 웃도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게다가 한국 소비자들 중 한동안 명품 구매를 중단했다고 대답한 응답자들의 80~90%가 향후에 명품 소비를 재개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만큼, 경기회복 조짐 가시화와 함께 이들의 명품지출이 다시 반등하게 될 것이라고 맥킨지는 내다봤다.
    한국에서는 기존 주 고객층인 40~60대와 달리 20~30대와 남성이 새로운 명품 고객층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명품을 구매하는 것은 정말 신나는 일'이라고 응답한 소비자층은 18~24세가 34%, 24~29%가 29%로 조사된 반면, 더 높은 연령층의 경우 20% 미만에 그쳤다.
    맥킨지는 중국이나 일본 대비 한국의 명품시장 규모는 작아보일 수 있지만, 성장과 다각화 추세를 감안할 때 한국은 명품 브랜드 업체들이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시장인만큼 한국시장에서 높은 수익성을 확보하고자 한다면 경영진 선에서 충분한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맥킨지는 한국 명품시장 공략에 성공하려면 브랜드이미지를 철저히 관리하고, 고객 데이터를 독자적으로 수집하는 한편, 백화점과 자체 부티크 매장, 온라인 판매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판매채널들에 대한 조율과 관리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맥킨지 서울사무소의 김애미 파트너는 "경제력 향상도 명품 소비의 한 원인이지만 한국시장에 진출했거나 그럴 계획이 있는 명품 브랜드라면 이제는 신규 명품 소비자층의 부상을 주목해야 한다"면서 "특히 젊은 소비층 및 남성고객의 명품 소비가 느는 것은 이들 소비층이 명품에 부여하는 정서적 가치의 변화를 시사한다"고 지적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