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먹고난 밥을 재활용하는 한 기도원 ⓒ 방송화면

    비위생적인 생활에 폭행까지 자행되는 기도원의 실태가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9일 방송된 SBS ‘긴급출동 SOS - 감옥살이 기도원‘에서는 알코올 중독, 지적장애, 신체장애 등 심신이 불편한 입소자들에게 폭행과 감금, 비위생 등의 인권유린을 가하고 있는 한 기도원을 고발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기도원이었지만 그 실상은 감옥과도 같았다.

    기도실이라고 이름이 붙은 숙소에는 한 사람이 겨우 누울 만한 공간에 한사람씩 감금됐다. 용변은 플라스틱 통으로 이 안에서 해결해야 했는데 휴지는 하루에 다섯 칸만을 사용해야 했다. 불을 키지 못하도록 형광등 스위치를 빼버렸으며 밖에서 문을 자물쇠로 잠궈 명백한 감금이 행해지고 있었다.

    입소자들에게 제공되는 식사는 비위생적이기 짝이 없었다. 냉장고는 유통기간이 1년도 지난 식재료와 간식이 가득했고, 입소자들은 그것조차 없어서 못 먹는다며 입을 모았다. 심지어 먹고 난 음식을 밥과 국, 반찬 등으로 분류해 통에 모아둔 뒤 다시 먹는다는 충격적인 증언도 이어졌다.

    기도원에서는 폭행도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었다. 비교적 정상인으로 보이는 입소자들이 장애를 가진 입소자들을 무차별적으로 폭행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겨 공개됐다.

    입소자들의 눈을 보고 의약품의 용량을 조절한다는 기도원장 ⓒ 방송화면

    더 심각한 것은 의사 처방 필요한 의약품을 원장 임의대로 입소자들에게 나눠주고 있었던 것이다. 약품 중에는 전문의의 처방이 필요한 향정신성 약품도 있었는데, 기도원장은 입소자들의 눈을 보면 필요한 약을 알 수 있다고 말해 충격을 더했다.

    제작진이 기도원을 운영하는 원장과 목사에게 입소자들에게 대한 감금, 폭행, 비위생, 의약품 오남용에 대해 물었지만 사실을 강하게 부인했다. 또한 입소자들의 증언에 대해 정신상태가 좋지 않아 신뢰할 수 없는 말이라고 부정하는가 하면 서로 책임을 떠넘기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

    기도원의 충격적인 인권유린에 제작진들은 관계기관을 찾아 도움을 요청했지만 종교시설이라는 이유로 제도적 장치나 관리감독 기관이 없다는 답변뿐이었다.

    솔루션팀은 장애우익권익문제 연구소 등의 도움을 받아 이들 입소자들의 의사를 물어 기도원 퇴소 여부를 도왔다. 전문가들은 “기도원과 같은 종교시설이라 하더라도 내부에서 일어나는 불법행위나 형사상 처벌 대상이 되는 범죄 행위가 무조건 면책이 되는 것은 아니다”며 이들에게 형사처벌이 가능함을 지적했다.

    오는 16일 ‘긴급출동 SOS’에서는 기도원에서 벌어졌던 충격적인 실태를 이어서 방송한다. 예고에서는 여성 입소자들에 대한 성추행, 폭행 등에 관한 증언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