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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주들에게는 소비자들의 매체 소비 경향이 매우 중요한 정보이다. 하지만 매체 소비 경향을 파악하기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가령 우리나라는 인터넷 강국이자 휴대전화 강국이다. 그렇다고 해서 텔레비전이 상대적으로 약세일 것이라고 단정하면 곤란하다. 인터넷과 휴대전화에서 소비하는 콘텐츠는 텔레비전과 신문이 만들어내는 콘텐츠와 복잡하게 맞물릴 뿐 아니라 세대 별, 지역 별로 매체 소비가 매우 다른 양상을 띄기 때문.
미국의 광고 전문지 애드에이지(Adage)에서는 복잡한 매체 소비 경향을 글로벌한 시각으로 파악한 보고서를 발간했다. 광고주들과 미디어 기업들에게 무엇보다도 긴요할 이 보고서를 간략하게 요약해보았다.
1. 상대적으로 빈곤한 지역에서도 이제 텔레비전은 필수품
2001년 30% 정도에 불과했던 인도의 평균 텔레비전 수상기 보급률은 2010년 50%에 이르렀다. 도시 지역만 따져보면 97%에 육박한다고. 케냐의 경우도 2005년 60% 정도였던 텔레비전 수상기 보급률이 2009년 70%로 늘어났다. 전기나 수도마저 제대로 들어오지 않는 상 파울로 빈민가에서 가장 인기 있는 상품은 텔레비전이라고.
2. 인터넷이 있어도 텔레비전은 본다
2009년 미국인들의 하루 평균 텔레비전 시청 시간은 280분으로 전년에 비해 3분이 늘어났다. 이런 추세는 전세계적으로 공통이어서 평균적인 ‘지구인‘은 하루 3시간 12분 텔레비전을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3. 지구인들이 좋아하는 건 ‘축구’와 ‘아메리칸 아이돌’ 류의 콘테스트, 그리고 연속극
2010 월드컵은 북한을 포함한 전세계에 방송되며 역대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한 게임당 평균 시청자 수는 4억이었다고. 아프가니스탄 사람들 중 1/3이 ‘아메리칸 아이돌’의 아류인 ‘아프간 스타(Afghan Star)’를 시청하며 브라질 방송국 글로보(Globo)의 인기 연속극들은 8천 만 명 이상의 시청자들을 확보하고 있다.
4. 미국과 서유럽의 신문들은 쇠퇴 중, 그 외 지역 신문들은 대박
아시아와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 등지에서는 신문이 보통 두 자리 수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전세계 100대 일간지 중 절반은 인도와 중국에서 발간되며 이들은 평균 109,000부의 부수를 자랑한다. 인도만 놓고 볼 때 유료 일간지 종류는 2005년 이후 44% 증가하여 현재 2,700 가지로, 현재 전세계 모든 신문의 1/4를 차지한다고.
5. 페이스북을 주목해야할 이유
이용시간만을 놓고 볼 때 페이스북은 타 모든 사이트들을 압도한다. 10위 권에 드는 다른 사이트들의 평균 이용 시간이 30분 미만인데 반해 사용자 한 명이 페이스북에 머무는 시간은 무려 6시간.
페이스북 이용자 수는 5억 1천7백만으로 이 중 70%가 미국 이외 지역에 거주한다. 열성적인 이용자들의 평균 연령은 31세이며 좋아하는 브랜드는 평균 9가지라고.
6. 사이버 카페(PC방)는 신흥시장을 온라인으로 끌어들이는 지름길
애드에이지에서는 우리나라의 PC방을 좋은 사례로 꼽았다. 한 시간에 7,8천원 남짓한 ‘저렴’한 비용에 컴퓨터를 대여해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한 한국의 PC방들이 한국의 소셜 네트워킹과 MOG(Multiplayer Online Gaming, 다중접속 온라인 게임) 성장에 큰 기여를 했다는 것.
이제 사이버 카페, 혹은 워넷(Warnet)은 PC 보급률이 5%에 불과한 인도네시아나 브라질 등에 번져가며 시간 당 1달러 정도의 저렴한 비용으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게 해주고 있다.
7. 온라인 동영상 소비를 주도하는 BRIC 국가들
BRIC 국가들(브라질, 인도, 중국)과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고의 온라인 동영상 시청자들의 고향이다. 중국과 인도네시아의 인터넷 이용자들의 경우 타 지역보다 26% 더 많은 동영상 시청자들을 확보하고 있다고. 이들 지역에서는 인터넷이 텔레비전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2009년의 경우 전세계 인터넷 트래픽 중 1/3이 동영상이었다. 올해 이 비율은 40%로 올라갈 전망이며, 미국의 인터넷 관련 장비 제조업체인 시스코(Cisco)에 의하면 2014년에는 91%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8. 인터넷 보급률은 가입비에 제한을 받지만 모바일은 예외
인도의 인터넷 이용자는 전체 인구의 7%에 불과하지만 휴대전화 이용자는 이의 6배이다. 이러한 추세는 전세계 어디서나 마찬가지여서 중국의 경우 PC 보급률과 휴대전화 보급률은 각각 20%와 57%, 브라질의 경우는 32%와 86%, 인도네시아의 경우 5%와 66%로 나타났다.
9. 인터넷 성장의 주도권은 넷북, e-리더, 태블릿에게 있다
시스코는 2014년이면 새로운 스크린, 즉 넷북, e-리더, 태블릿 등으로 인해 전세계 IP 트래픽이 4배까지 확장될 것으로 내다본다. DVD로 따지자면 1백2십 억 장 분량의 동영상 및 HD 스트림이 전세계 컴퓨터와 텔레비전 수상기, 휴대전화 등을 들락거리는 셈. 당분간 동영상 트래픽은 해마다 두 배로 증가할 전망이다.
10. 향후 지구인들의 매체 소비는…?
8~18세 사이 청소년들의 컴퓨터 사용 시간은 지난 10년 사이 3배로 늘었다. 대부분의 시간은 소셜 미디어에 쓰며 그 다음이 게임, 동영상 사이트, 메신저 순이다.
이들이 미디어에 노출되는 시간은 평균 7시간 30분. 10년 후 이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어떻게 미디어를 소비할 것인지 예측함으로써 미래 미디어 시장의 판도를 읽어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