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새 전략무기감축협정 비준안 가결공화당 13명 찬성 가세, 71대 26 통과 미·러 환영..."협정, 대북 경고메시지"
  • 미국 상원은 22일 핵무기 숫자를 서로 줄이고 상호 감시·검증 체계를 갖추도록 한 러시아와의 새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을 비준했다.

    미 상원은 이날 본회의에서 START 비준안 표결을 실시해 찬성 71, 반대 26으로 가결했다.

    비준안에는 민주당 소속 의원 56명 이외에 무소속 2명과 지도부 방침에서 이탈한 공화당 상원의원 13명이 찬성표를 던져 가결에 필요한 재적의원 3분의 2(67명) 이상의 지지를 획득했다.

    공화당 상원 지도부는 연내 표결에 반대하며 차기 의회까지 심의를 계속할 것을 주장하는 지연전술을 폈지만, 공화당 찬성파들까지 가세해 새 START를 비준함에 따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대외정책에서 승리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후 하와이로 크리스마스 휴가를 떠나기에 앞서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초당적 START 비준은 민주당과 공화당이 안보를 위해 공조한다는 강력한 신호를 전 세계에 보내는 것"이라며 `핵무기 없는 세상'을 향해 전진하는 중요한 성과라고 평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민주당과 공화당이 이번 의회 회기에서 국가안보를 위한 최우선 순위로 삼고 있는 새 START 조약을 초당적으로 비준해준 데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START는 최근 20여년 동안 가장 의미 있는 무기감축협정이며 우리를 더욱 안전하게 하고, 러시아와 함께 핵무기를 감축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본회의는 상원 의장을 겸임하는 조 바이든 부통령이 주재했고,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참석해 투표에 앞서 상원의원들에게 찬성 표결을 호소했다.

    존 케리 미 상원 외교위원장은 "우리는 이 조약을 통해 북한과 이란에 국제사회가 탈법적으로 핵을 개발하려는 국가의 핵 야욕을 억제하는데 단결해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고 강조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미 상원의 비준안 가결 직후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과 인터뷰에서 "미국 상원의 START 비준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라브로프 장관은 그러나 "미국과 러시아가 앞서 체결한 협정 문구 중 일부가 수정됐다"면서 "관련 내용을 분석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선을 그었다.

    미·러 양국관계를 재설정하는 상징성을 지니는 새 START는 지난 4월 오바마 대통령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서명해 채택됐으며 각국의 전략핵무기 숫자를 현재의 2천200기에서 1천550기로 감축하고, 상호 무기 모니터.검증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골자이다.

    그동안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미국이 유럽의 미사일 방어시스템을 구축할 경우 러시아가 조약에서 탈퇴할 수 있다고 한 조약서문의 조항이 삭제돼야 한다며 문제 삼은 반면 오바마 행정부와 민주당은 이 조항은 법적 구속력이 없으며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제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