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학-학력 등 블라인드 처리··· 자소서 비중 ↑
  • 고용한파가 몰아치면서 취업준비생들은 스펙 쌓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기업들은 고스펙의 사원들이 실제 성과와는 크게 상관이 없다는 것을 자각하기 시작했다. 올해 주요 그룹사들이 고용 확대를 발표한 가운데 취업준비생들은 스펙보다 스토리에 집중해야 한다.

    스토리란 자신만이 경험을 녹아낸 자기소개서(이하 자소서)다. 자소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과거에는 어학점수와 자격증, 학점 등을 놓고 서류면접을 진행한다는 괴소문이 퍼진적도 있다. 물론 스펙의 중요성을 간과할 수는 없지만 올해 기업들은 채용시장에서 스펙이 아닌 스토리에 중점을 두겠다고 선언하고 나섰다.

    기업들 “당신의 역량을 글로 풀어라”

    올해 대기업을 중심으로 탈(脫) 스펙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 실제로 삼성은 스펙을 오직 기본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요건으로서만 활용한다. SK텔레콤도 스펙에 해당하는 부분을 블라인드 처리하고 자기소개서를 중점적으로 평가한다. IBK투자증권은 서류전형 시 아예 학력, 어학점수, 사진란을 없애 스펙을 배제하고 자기소개서만으로 서류전형을 평가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하는 파격을 단행하기도 했다.

    물론 스펙을 대체할 것으로 자소서가 뜨고 있다. 스펙을 점수화해서 합격자를 거르는 이른바 ‘필터링’ 대신 자기소개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히 평가하겠다는 것. 자기소개서의 질문 항목이 점점 구체적이고 사례 중심으로 가고 있는 것이 이 같은 추세를 방증한다. 자신이 내세울 수 있는 역량과 경쟁력을 뚜렷이 보이고, 이를 내가 겪은 얘기로 실증해야 한다. 당연히 실제 자신의 이야기여야 하고 무엇을 얻었느냐가 명쾌하게 드러나야 한다.

    최대 채용 시장, 기계철강 → 전기전자·정보통신

    지난해 채용은 물류운수, 기계철강조선 업종이 활발했다면 올 한해 가장 눈여겨볼 업종은 ‘정보통신 등 IT계열’과 ‘전기전자’ 분야다. 작년부터 시작된 스마트폰 열풍으로 인해 앱개발자, 컨텐츠기획자 등의 스마트폰 관련 직종의 수요가 늘었고, 삼성전자, LG전자 등 주요 대기업에서 대규모 인원을 채용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지난 12월 조사한 인크루트의 채용계획 조사결과에서도 정보통신과 전기전자 업종이 전년에 비해 각각 24.8%, 8.9% 규모로 채용을 늘릴 것이란 결과가 나온 바 있다. 구직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금융업은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로 채용을 할 계획이지만 금융업 중 증권 부분은 지난해에 비해 늘어날 전망이다.

    최근 나타나고 있는 증시의 호황이 공격적 채용의 방아쇠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일하고 싶은 직종이 명확히 정해졌다면 올해는 IT쪽을 주목해 보는 것도 전략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