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부천 '둘리' 쟁탈전 가열 양상
  • 경기도 부천시와 서로 "둘리(만화 캐릭터)가 우리 동네 주민이다"라며 공방을 일으켰던 서울 도봉구가 이번에는 쌍문동에 아예 둘리의 집을 건립키로 했다.

    서울 도봉구(구청장 이동진)는 쌍문동에 '둘리 테마파크' 조성사업의 핵심인 둘리 뮤지엄(Dooly Museum) 건립 설계 공모를 시작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4일 밝혔다. 준공 시점은 2015년이다.

  • 도봉구 측은 '둘리'의 고향이 도봉구 쌍문동인 점에서 착안, 둘리 뮤지엄 건립을 시작으로 쌍문동 지역을 '둘리' 문화 관광지로 새 단장할 계획이다.

    이번에 건립되는 둘리 뮤지엄은 쌍문근린공원 내 2400㎡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3층의 규모로 기발하고 다양한 콘텐츠 전시관 및 애니메이션 체험관 등을 비롯해 어린이 도서관, 애니메이션 상영관, 카페테리아 등이 들어선다.

    이 사업은 2012년 상반기 공사착공 및 2015년 하반기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사업기간 중 둘리 미니어처 공원 및 포토존 등 다양한 시설을 함께 조성해 '둘리 테마파크'를 완성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도봉구는 '둘리'를 비롯한 만화 주인공들을 가족관계등록부에 등록하고 구민들에게 증명서를 발급키로 했다.

    증명서에는 둘리가 빙하에 갇혀 떠내려 오다가 우연히 발견된 곳이 도봉구 쌍문동인 설정에 착안, 둘리의 등록기준지를 도봉구 쌍문동 2번지 2로 돼있다.

    특히 '둘리'라는 이름에 '2'가 두 번 들어간 점에 힌트를 얻어 지번은 2번지의 2로 등록했으며, 가족관계등록부 작성일도 둘리의 이름이 연상되도록 2011년 2월 2일로 결정했다.

    한편 둘리를 먼저 주민으로 받아들인 곳은 경기도 부천시다. 부천시 측은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위치한 부천시 원미구 상동을 둘리의 주민등록상 주소로 정하고 만화가 어린이잡지 '보물섬'에 처음 연재된 1983년 4월 22일을 둘리의 생일로 정해 '830422-1000000'이란 주민등록번호까지 부여했다.

    부천시 관계자는 "이제와서 도봉구가 둘리를 자기 주민이라고 우기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며 "이미 우리는 둘리 동상 건립 등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둘리가 부천시민인 것은 바뀌지 않는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