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쿼리 영업익 전망 실현 시 평균 성과급 4억31개 직무 공개 채용 중 … 全영역 인력 보강삼성전자 조직 긴장감 … 체감 격차 불만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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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인공지능)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반도체 업계의 보상 체계와 인력시장까지 흔들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초과이익분배금(PS) 재원을 영업이익과 연동하는 방식으로 바꾸고 경력 채용을 확대하자,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성과급 산정의 예측 가능성과 투명성을 둘러싼 불만이 커지는 분위기다. 노조 가입이 빠르게 늘고 노조가 경쟁사 이직 정보 공개까지 거론하면서 인재 이동 가능성과 노사 리스크가 동시에 부각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양사의 체감 격차는 ‘룰’에서 출발한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9월 PS 상한을 없애고, 매년 영업이익의 10% 전체를 PS 재원으로 활용하는 데 합의했다. 실적이 커질수록 보상 규모도 구조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이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실제 ‘억대 성과급’ 기대감은 구체적 숫자와 함께 확산하고 있다. 시장 추정치로는 지난해 SK하이닉스의 연간 영업이익이 43조8312억원 수준인데, 이를 단순히 영업이익의 10%에 연동하면 약 4조3800억원이 PS 재원으로 잡힌다. 이 경우 1인당 평균 약 1억3000만원 수준의 PS가 지급될 예정이다. 지급 시점은 이달 하순경이다. 

    여기에 맥쿼리 에퀴티 리서치 전망치까지 더해지며 기대감이 커졌다. 맥쿼리 리서치는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을 올해 136조5330억원, 2027년 189조3930억원으로 추정했다. 이 수치를 근거로 업계 일부에서는 PS 재원(영업이익의 10%)이 크게 늘어날 수 있고, 결과적으로 “내년 평균 4억원 수준의 성과급이 가능하다”는 관측이 확산하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성과급 체계의 구조가 다르다. 삼성전자의 초과이익성과급(OPI·옛 PS)은 소속 사업부 실적이 연초 목표를 초과 달성하면 초과 이익의 20% 범위 내에서 개인 연봉의 최대 50%까지 연 1회 지급되는 방식이다. 삼성전자 초기업노조는 이 구조를 근거로 “직원 1인당 평균 성과급이 4000만원 수준”이라는 취지의 추정을 내놓았다.

    물론 삼성전자는 메모리뿐 아니라 파운드리·시스템LSI 등 사업 포트폴리오가 넓고 투자 규모도 커, 영업이익과 성과급을 단선으로 연결하는 모델을 동일선상에서 비교하기 어렵다는 반론도 가능하다. 그럼에도 현장에서는 “같은 업황을 겪는데 체감 보상이 벌어진다”는 불만이 누적되며 성과급 산식의 예측과 투명성 요구가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제도 변화는 채용 확대와 맞물리며 ‘인력 블랙홀’ 우려로 번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1월 19일까지 31개 직무를 대상으로 경력 공개 채용을 진행 중이다. D램 개발, 솔루션 개발, 제조기술, 품질, IT, 안전보건환경, 설비·건축, 사업개발 등 8개 분야에서 선발하며, D램 개발 영역에서는 HBM 회로 설계부터 양산선 검증까지 10개 직무에서 인재를 뽑는다. HBM 수요 급증에 대응해 전공정부터 후공정까지 전 영역에서 인력을 보강하겠다는 취지다.

    불만은 조직 내부의 긴장으로 번졌다. 삼성전자 초기업노조 가입자 수는 전날 오전 8시 기준 5만5268명으로, 지난해 말 대비 2주 만에 4415명(8.7%) 늘었다. 노조는 약 7230명이 추가 가입하면 과반 노조 지위를 확보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 노조 가입률이 지난 8일 기준 55.9%로, DX부문보다 12.7%포인트 높다. 

    삼성전자 노조 관계자는 "삼성전자 사내게시판에는 노조 가입인증 릴레이가 펼쳐지는 한편 SK하이닉스 경력직 지원에 술렁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노조는 교섭 압박 수단도 한층 수위를 높였다. 초기업노조는 임금교섭이 진전되지 않을 경우, 빠르면 1월말 총회를 열어 파업 절차에 착수할 계획이다. 총회 안건에는 ‘역량강화 TF’를 상정해 SK하이닉스 등 경쟁사 보상·근무조건을 공유하고, 경쟁사 이직 관련 정보를 자료 형태로 공개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다. 성과급 산정과 관련해서는 EVA(경제적 부가가치) 방식이 투자 규모가 큰 조직일수록 불리하게 작동할 수 있다며 영업이익 기준의 투명화를 요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보상 격차가 커질수록 인재 이동 가능성과 생산거점 노사 리스크가 동시에 커질 수 있다고 본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가전뿐 아니라 반도체 안에서도 사업 영역이 넓어 단일한 성과급 구조를 적용하기 어렵다”면서도 “보상 격차가 과도하게 벌어질 경우 핵심 인력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부담 요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AI 메모리 호황이 ‘기술 경쟁’에서 ‘보상 경쟁’으로 확장되는 흐름"이라며 "두 회사의 성과급 구조와 노사 관계가 올해 반도체 산업의 또 다른 변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