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심 통과로 상장 일정은 속도 … 수장 선임은 여전히 공백지배구조·정권 기류·대주주 변수로 연임 명분 약화FI 동반매도 시한이 걸린 ‘마지막 IPO’ … 밸류까지 현실화은행주 소외된 증시 랠리 … 두 차례 수요예측 실패 전력, 케이뱅크에 부담
  • ▲ 최우형 케이뱅크 행장이 ‘AI CON’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케이뱅크
    ▲ 최우형 케이뱅크 행장이 ‘AI CON’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케이뱅크
    케이뱅크의 세 번째 기업공개(IPO)가 첫 관문을 통과한 가운데, 이를 지휘하는 최우형 행장의 연임 여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금융권에서는 "상장은 시간문제지만 연임은 명분문제"라는 말까지 나오며 케이뱅크의 지배구조와 대주주 인사 변수, 금융당국 기류가 얽힌 복합적 딜레마가 제기되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거래소는 지난 12일 케이뱅크의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를 승인했다. 수요예측·증권신고서·청약 절차가 이어지면 올해 '코스피 1호 상장'이 현실화될 수 있다. 상장을 위해 케이뱅크는 희망 공모가 밴드를 이전보다 최대 20% 낮추고 몸값을 현실화했다.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약 3조 7000억~3조 8000억원대로 추산된다.

    케이뱅크는 2021년 유상증자 당시 재무적투자자(FI)들과 올해 7월까지 상장을 완료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이번 IPO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로, 기한을 넘길 경우 FI는 BC카드 지분까지 묶어 매각할 수 있는 동반매도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시간을 선택할 여지가 없는 케이뱅크로서는 IPO 완주를 위한 생존 전략으로 밸류를 낮춘 것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최 행장의 연임 전망은 불투명하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최 행장은 지난해 말 임기가 만료됐지만 정관상 차기 대표 선임 전까지 자동 유지되는 규정에 따라 3월 정기 주주총회까지 직무를 수행하는 상태다.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작년 하반기부터 가동됐지만 아직 차기 행장 인선 소식은 없다. 금융권에서는 이를 두고 "상장 일정에 인사를 맞춘 것"이라는 분석과 "연임 명분을 확보하는 시간 끌기"라는 분석이 공존한다.

    최 행장에게 변수는 시장이 아니라 정치·지배구조 분야에 있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최근 금융권의 '연임 관행'과 '이너서클 인사' 문제를 정조준했고, 금융시장 정상화 과제에 지배구조 개선을 포함했다. 케이뱅크만 IPO를 사유로 기존 체제 유지를 시도하는 것이 역행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대주주 측 변화도 부담이다. 케이뱅크의 지분 구조는 'KT→BC카드→케이뱅크'로 이어지는데 KT 대표가 최근 내부 출신으로 교체되면서 계열사 인사도 재배열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최 행장을 선임한 당시 KT 최고경영진이 교체된 상황에서 연임 동력이 약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적 지표 역시 더 이상 최 행장의 연임을 뒷받침해주는 방패로 보긴 어렵다는 평가다. 케이뱅크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034억원으로, 전년 동기(1224억원) 대비 15.5% 감소했다. 지난 2024년 연간 순이익 1281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고속 성장 국면에 들어섰던 것과 비교하면, 성장 흐름이 한풀 꺾였다는 해석이 나온다.

    여기에 더해 IPO 흥행을 장담하기 어려운 여건이라는 점도 부담이다. 최근 코스피 랠리가 이어지는 반면 은행주는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 한 달간 KRX 증권지수가 5.5% 상승하는 동안 은행지수는 오히려 0.3%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약 11% 급등한 점을 감안하면, 은행주는 사실상 증시 랠리의 '수혜 업종'에서 제외된 셈이다. 케이뱅크는 과거 두 차례 수요예측 부진으로 상장을 철회한 전력이 있다. 당시 기업가치 산정과 투자자 설득 과정, 그리고 시장 소통 전략에 대한 책임 소재는 여전히 정리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케이뱅크는 상장 자체가 목표가 아니라 투자자 신뢰 회복이 더 큰 과제"라며 "(최 대표가) IPO만 성공했다고 해서 연임 명분까지 자동으로 따라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