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관·동원, 방산·에너지·금융 존속법인테크·라이프 신설법인으로 … 7월 분할 완료자사주 소각·최소DPS 등 승계 논란 방파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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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가 방산·조선·해양·에너지·금융 등 그룹 핵심 사업을 존속법인에 남기고, 테크·라이프 사업을 신설법인으로 떼어내는 인적분할을 추진하면서 김동관 부회장 중심의 승계 구도가 한층 또렷해졌다. 

    테크·라이프 사업이 주력 사업의 그늘에서 벗어나 독자 노선을 걷게 되면서 김동선 부사장에게는 성장 스토리를 직접 입증할 기회가 열렸지만, 성과와 실패에 대한 책임 역시 이전보다 무거워졌다는 평가가 동시에 나온다. 

    재계에서는 반도체·AI(인공지능) 등 테크 밸류에이션이 높아지는 국면에서 신사업의 가치와 독립 경영을 부각시키기 위한 ‘타이밍’ 판단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14일 한화에 따르면 분할 비율은 순자산 장부가액 기준 존속 76.3%, 신설 23.7%다. 인적분할은 2026년 6월 임시주주총회 등 절차를 거쳐 2026년 7월 완료될 예정이다.

    한화는 ‘복합기업 디스카운트 해소’와 ‘사업군별 신속한 의사결정’을 내세웠다. 다만 시장의 관심은 사업 재편의 명분을 넘어 지배구조 재정렬과 3형제 역할 분담의 윤곽이 더 선명해졌다는 데로 옮겨가고 있다. 존속법인에는 김동관 부회장이 맡아온 방산·조선·해양·에너지 축과 김동원 사장이 담당하는 금융 축이 남고, 신설법인에는 김동선 부사장이 관여해온 테크·라이프 계열이 모이기 때문이다.

    ◇테크·라이프는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로 … 계열 재배치 확정

    이번 분할로 한화비전·한화모멘텀·한화세미텍·한화로보틱스 등 테크 계열과 한화갤러리아·한화호텔앤드리조트·아워홈 등 라이프 계열은 신설법인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에 편입된다. 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오션·한화솔루션·한화생명 등은 존속법인 체제 아래 남는다.

    회사는 방산·조선해양처럼 대규모 투자와 장기 로드맵이 필요한 사업과, 테크·서비스·유통처럼 시장 변화에 맞춘 속도전이 중요한 사업을 한 법인에 묶어두면 우선순위·자본배분에서 비효율이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열린 컨퍼런스콜에서도 “왜 지금 인적분할이냐”는 애널리스트의 질문이 나왔고, 한화는 "테크·라이프에서 신규 시장 기회가 빠르게 열리고 있는 만큼 혼재 구조에서는 기회를 놓칠 수 있어 분할은 빠를수록 바람직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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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계 프레임과 맞물린 이유 … “추가 계열분리·합병 계획 없다” 선 긋기

    이번 인적분할은 ‘사업 효율화’와 함께 지배구조 이슈로도 해석된다. 지배구조 상단에 있는 한화에너지의 지분 재편과 시점이 맞물려서다. 한화에너지는 한화 지분 22.1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앞서 2025년 12월 한화에너지 지분 20%가 재무적투자자(FI) 컨소시엄에 넘어가는 거래가 추진됐고, 이 과정에서 김동원 사장은 약 5%, 김동선 부사장은 15%를 각각 매각했다. 이 거래 이후 한화에너지 지분은 김동관 50%, 김동원 약 20%, 김동선 10%로 재편됐다. 

    다만 회사는 승계나 추가 계열분리와의 직접 연관성에는 선을 그었다. 컨퍼런스콜에서 한화는 "최대주주 간 추가 계열분리나 지분 정리, 지분 교환·매각 계획이 없다"며 "금융 부문 추가 분할도 검토하지 않으며 한화에너지와 한화 합병도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재계에서는 테크(반도체 장비·로봇·AI 등) 가치가 부각되는 국면에서 분할을 통해 성장 스토리를 분리·강조하고, 3남 독립 경영에 힘을 싣는 구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주주환원 4562억원 소각·최소 DPS 1000원 … ‘승계 논란’ 방파제도 세웠다

    한화는 인적분할과 함께 주주환원 강화책도 내놨다. 임직원 성과보상(RSU)을 제외한 보통주 445만주를 소각하기로 했고, 전체 보통주의 5.9%에 해당한다. 이는 2026년 1월 13일 종가 기준 4562억원 규모다. 

    배당은 보통주 기준 최소 주당배당금(DPS)을 800원에서 1000원으로 설정했다. 구형 우선주 19만9033주도 장외매수 방식으로 취득해 소각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신설법인은 ‘피지컬 AI’를 성장 전략의 전면에 세웠다. 로봇·자동화 등 테크 역량을 제조와 F&B, 호스피탈리티, 물류 등 라이프 영역에 연결해 스마트 솔루션 그룹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회사는 2025년~2030년 신설법인 산하 계열사의 연평균 성장률 30% 목표도 제시했다.

    존속법인은 2030년 ROE(자기자본이익률) 12% 달성을 중장기 목표로 내걸었다. 방산·조선해양처럼 투자 사이클이 큰 사업에서 순이익과 잉여현금흐름의 시차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배당성향 대신 ‘최소 배당금’으로 주주환원 가시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분할 이후 성적표가 관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신설법인(테크·라이프)이 독립 체제에서 투자·사업전환을 얼마나 빠르게 실적으로 연결하는지가 기업가치 재평가의 핵심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동시에 한화에너지 지분 재편과 향후 IPO 논의가 이어질 경우 분할 이후 지배구조를 둘러싼 해석과 논쟁이 확대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업계 관계자는 "존속법인은 정책·규제 민감도가 큰 방산·조선해양·에너지·금융이 한 축에 모이는 만큼 대외 변수 대응과 자본배분의 일관성이 중장기 평가의 전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