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 충돌 우려 국제유가 두 달 만 최고가이스라엘 확전 당시 국내 유가 상승 이끌어이란 원유 77% 중국行 … 韓 정유사 수혜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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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9일(현지 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주민들이 도로를 점거하고 반정부 시위를 벌이고 있다.ⓒ뉴시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향해 관세 제재와 군사 대응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국제 유가가 두 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세계 4위 산유국인 이란을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과 함께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페르시아만의 이란 앞 호르무즈 해협에서 공급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유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반정부시위 개입 가능성은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 체포 사건보다도 유가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국내에서는 최근 5주 연속 국제유가 하락 영향으로 주유소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하락세를 보여왔지만, 미국과 이란 간 충돌이 장기화될 경우 가격 반등은 불가피할 전망이다.1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65달러(2.8%) 오른 61.15달러에 마감했다. 국제 유가의 기준이 되는 브렌트유 3월물은 이날 배럴당 65달러를 돌파했다. 브렌트유가 배럴당 65달러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이다.이날 로이터통신과 인디펜던트 등 외신에 따르면 이번 유가 상승은 이란을 둘러싼 지정학적 불안과 공급 차질 우려가 베네수엘라발 원유 공급 증가 전망을 압도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로이터는 라이스타드의 애널리스트 야니브 샤의 말을 인용해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는 당분간 뒷전으로 밀렸다"고 전했다.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트럼프 행정부가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에 개입해 원유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글로벌 공급 과잉 우려가 부각된 바 있다. 국제 유가는 마두로 대통령 체포 소식에 일시적으로 상승했으나, 이후 수급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며 다시 하락세를 보여 왔다.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고조되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당국이 시위대를 탄압할 경우 군사적 대응 가능성을 또 한차례 경고했다. 이날 자신의 트루스 소셜을 통해 "이란 애국자들이여, 계속 시위하라. 기관들을 장악하라"며 "그들은 큰 대가를 치를 것이다. 나는 시위대 살해가 멈출 때까지 모든 이란 정부 관계자와의 회담을 취소했다. 도움이 곧 도착할 것이다"라고 했다. 앞서 이란과 거래하는 모든 국가에 대해 미국과의 모든 거래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국내 정유업계도 긴박한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글로벌 원유 물동량의 상당 부분이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경우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원유 공급망에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호르무즈 해협이 어떤 형태로든 봉쇄될 경우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90달러 안팎까지 오르는 등 급격한 유가 급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본다.국내 정유사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이 거론될 경우 실제 조치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시장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 같은 상황은 실시간으로 국내 시장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국내 석유제품 시장 역시 싱가포르 현물·선물 시장 가격에 연동돼 반응하고 있다"고 말했다.실제 지난해 6월 이스라엘과 이란 간 군사적 충돌이 격화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했고 시차를 두고 국내 기름값 상승으로 이어진 바 있다.국제 유가 변동은 통상 2~3주가량의 시차를 두고 국내 주유소 가격에 반영된다. 현재 지난해 12월 말 국제 유가와 환율이 하락하면서 국내 기름값은 하락 추세다.다만 미국의 이란 압박이 장기적으로는 국내 정유업계에 수혜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은 2024년 기준 이란 원유 수출의 77%를 차지했다.정유업계 관계자는 "이란산 원유 대부분이 중국으로 수출돼 온 만큼, 중국 정유사들의 원가 경쟁력이 약화될 경우 상대적으로 아시아 다른 정유사들에게는 수혜가 될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고 말했다.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13일 기준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가격은 전날보다 0.64원 하락한 리터당 1707.66원, 경유는 1.35원 내린 1602.95원을 기록했다.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은 국제유가 변동의 주요 요인 중 하나로, 특히 호르무즈 해협의 차질 우려가 부각될 경우 유가 상승 압력이 커지는 경향이 있다"며 "최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관세 발언으로 공급 불안 우려가 더해지면서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로서는 실질적인 공급 차질이 발생한 상황은 아니지만, 유가 상승세가 지속될지 여부 등을 포함해 시장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