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자 53% "과도한 시간 경쟁이 교통사고 초래"
  • 최근 대학 입학을 앞둔 피자가게 아르바이트생이 배달 중 사고로 숨진 사건과 관련, 배달 아르바이트생들의 안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관련 아르바이트생의 절반은 "과도한 시간 경쟁 등 항상 사고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느끼는 것으로 드러났다.

    ◆"아르바이트 근무 여건, 교통사고 유발" = 알바몬이 최근 배달 아르바이트생 43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절반 이상(52.9%)이 "과도한 시간 경쟁 등으로 인해 언제나 사고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배달 아르바이트생들의 부주의가 문제일 뿐"이라는 응답은 27.9%에 불과해 알바생들은 배달 중 발생하는 사고가 운전자의 책임보다는 아르바이트 근무 여건에 의한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외에도 18.5%의 알바생은 "사고에 대한 예방교육이나 안전장비 지급 등의 노력이 아쉽다"고 답하기도 했다.

    조사에 참여한 알바생 중 37.2%는 배달 중 사고를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배달의 형태별로 살펴보면 ▲오토바이를 이용한 배달 알바생이 43.9%로, 사고 경험이 가장 많았으며 ▲차량 배달이 37.5%, ▲자전거 배달(31.0%), ▲버스 및 지하철 등 대중교통 배달(12.5%) ▲도보 배달(17.2%) 등이 뒤를 이었다.

    사고의 원인으로는 ‘무리한 배달(46.6%)’이 ‘운전 미숙 및 부주의’를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즉 ‘배달 시간 및 배달 물량 등에 따른 무리한 운전’이 배달 중 사고 원인 1위로 꼽힌 것.

    이어 약 44%의 사고 경험자(알바생)들은 운전 미숙과 부주의를 원인으로 꼽았는데 이중 23.6%는 ‘자신’이, 20.5%는 ‘상대 차량 운전자’가 부주의했던 탓이라고 응답했다. 특히 사고의 원인으로 ‘무리한 배달’을 꼽는 응답은 ▲오토바이 배달 알바생(55.4%)과 ▲본사 직영 프랜차이즈(55.6%)에서 일하는 알바생에게서 높게 나타났다.

    사고가 발생했을 때 사고 비용 등 사후처리는 많은 경우 알바생들이 전액 또는 일부를 직접 변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 등 사측에서 직접 처리해 줬다는 응답은 15.9%에 그쳤다. 반면 사고 경험 알바생의 절반에 가까운 47.7%가 일부는 사장님이, 일부는 직접 처리했다고 밝혔으며, ‘전액 직접 처리했다’는 응답도 18.9%에 달했다. ‘일단 사장님이 처리하고 이후 급여 등을 통해 변제했다’는 응답도 약 5.3%로 나타났다.

    사고 금액 전액을 알바생이 직접 처리해야 했다는 응답은 개인이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가맹점에서 근무한 알바생(23.4%)에게서 가장 많이 나타났으며, 본사 직영 프랜차이즈 알바생(10.5%)에게서 가장 적었다. 반면 사측에서 처리해줬다는 응답은 본사 직영 프랜차이즈 알바생(23.7%)이 가장 많았으며, 개인이 운영하는 일반 매장 알바생(10.7%)이 가장 적었다.

    이번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적으로 배달 아르바이트생에 대한 안전장치가 부족한 가운데 그나마 본사가 직접 운영하고 있는 프랜차이즈 업체가 지원이 나은 형편인 것으로 드러났다. 보험가입 여부를 묻는 질문에 본사 직영 프랜차이즈 업체에서 근무한 알바생의 35.9%가 가입이 돼 있었다고 밝혀 가장 보험가입 비중이 높았으며, 프랜차이즈 가맹점(26.0%)과 개인 운영 일반 매장(19.3%)은 이보다 가입 비중이 낮게 나타났다.

    조사를 총괄한 알바몬 이영걸 이사는 “설문조사 결과 오토바이 배달 알바생 중 23.1%는 면허증을 취득하지 않은 상태로 일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알바생 모집과 선발과정에서 지원자격에 대한 충분한 검토를 거쳐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