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 눈치싸움… 일단 소강 모드11일 D-데이 전망 영풍정밀 3만·고려아연 83만원 넘어설 듯MBK 2차 가처분 신청 변수… 18일 결론
  • ▲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뉴데일리
    ▲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뉴데일리
    MBK파트너스·㈜영풍과 경영권 분쟁 중인 고려아연이 자기주식 공개매수 가격을 추가 상향할 전망이다. 이르면 데드라인으로 지목된 11일, 최 회장의 반격 카드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는 11일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최대 분수령으로 지목되고 있다. MBK 측이 오는 14일까지 주당 고려아연 83만원, 영풍정밀 3만원에 공개매수를 진행하는 가운데 최 회장이 주주들을 끌어오기 위해 늦어도 11일에는 고려아연과 영풍정밀 가격 상향을 발표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앞서 최윤범 회장과 최창영 고려아연 명예회장, 최창규 영풍정밀 회장이 출자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제리코파트너스는 전날 이사회를 열고 영풍정밀 공개매수 가격 상향을 논의했다. 고려아연 지분 1.8%를 보유한 영풍정밀은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승패를 가를 핵심 열쇠로 지목된다.

    최 회장 측이 현재 3만원인 영풍정밀 공개매수가격을 3만5000원까지 상향하면서 매수 물량을 늘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영풍정밀 공개매수 종료일은 MBK 측(10월 14일)이 최 회장 측(10월 21일)보다 빠르고, 매수 예정 물량도 MBK(43.43%)가 최 회장 측(25%)보다 많기 때문에 주주들에 대한 유인책이 필요하다.

    시장에서는 최 회장 측은 당분간 패를 감췄다가 오는 11일 영풍정밀 공개매수 가격 상향으로 MBK 연합의 공개매수 저지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아울러 고려아연도 이번 주 중 이사회를 열고 가격 상향을 결정할 전망이다. 최 회장 측의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 종료일은 오는 23일로, 11일까지는 공개매수가격을 상향해야 매수종료일이 연장되지 않기 때문이다.

    대항공개매수를 위한 실탄 마련 작업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최 회장 일가는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4일까지 보유 중이던 영풍 주식 총 7만8191주를 매각했다. 298억원 규모다. 

    매각 대금은 영풍정밀 지분매입을 위해 제리코파트너스로 들어간다. 제리코파트너스는 공개매수신고서에서 영풍정밀 발행주식의 25%인 393만7500주를 공개매수하기 위해 최대 1181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개매수 대금 중 300억원은 최 회장 등 주주 3인의 자기 자금으로 하고, 나머지 881억원은 하나증권에서 차입한다.

    고려아연은 미국계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베인캐피탈(약 4000억원)과 함께 총 3조1000억원의 자금을 마련했다. 공개매수대금 중 자기자금은 5000억원이며, 2조1635억원이 차입금이다. 당초 고려아연은 회사채 1조원을 포함, 자기자금을 1조5000억원이라고 신고했다가 논란이 일자 자기자금 규모는 1조원 줄이고 차입금 규모를 그만큼 늘렸다.

    한편 고려아연의 2차 가처분 소송 결과는 경영권 분쟁의 변수로 지목된다. MBK 연합은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를 막는 가처분을 지난 2일 법원에 신청, 이르면 18일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 고려아연의 공개매수는 중단된다.

    2차 가처분 소송의 핵심 쟁점은 고려아연의 자사주 매입이 배당가능이익 한도 내에서 이루어졌느냐 여부다. 상법과 자본시장법 등에 따르면 회사가 자기주식을 취득할 때 취득가액 총액은 배당가능이익 한도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 MBK는 고려아연의 배당가능이익이 586억원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고, 최 회장 측은 6조1000억원에 달한다고 팽팽히 맞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