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집 카드수수료가 백화점보다 비싸다니!

"요즘은 4,000원짜리 짜장면 한 그릇도 카드로 긁어요. 거기에 카드 수수료 2.8%까지 빠져버리니 죽을 지경이예요."

18일 오후, 한국음식중앙회 회원 10만명이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에 모였다.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를 촉구하기 위해 전국에서 업주들이 나선 것이다.

이날 전라북도 정읍에서 온 중화요리집 문문성(61) 사장도 카드수수료 인하를 강력하게 촉구했다. 문 사장은 "우리 같은 영세 업체들의 카드수수료가 대기업보다 많다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말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같은 대기업들과 비교하면 영세업자들에게 물리는 수수료가 지나치게 높다는 것이다. 현재 대형마트와 백화점, 골프장 등의 카드 수수료는 약 1.5% 정도. 하지만 음식점들의 신용카드 수수료는 약 2.7%로 대기업보다 1.2%나 높다.

문 사장은 "대기업과 영세업체와 같은 수수료를 내는 것도 불합리한데, 우리는 심지어 대기업보다 많은 수수료를 낸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가게 문을 닫고 이 자리에 모인 이유도 ‘수수료 인하’를 촉구하기 위해서다.

"돈도 많이 버는 백화점을 우대해 주는 이유가 뭡니까. 영세 상인들에게도 같은 기준을 적용해야 합니다." 그는 카드사의 수수료정책을 바뀌어야한다고 설명했다.

"우리 같이 장사하는 사람들은 하루 벌어 먹고 살아요. 그런데 하루 장사를 접고 온 것은 더 이상 우리가 장사를 할 수 없기 때문이예요"라고 절박함을 전했다.

여기에 식자재 값도 급증해 영세 상인들은 이중고를 겪고 있다. "농산물 가격이 치솟아서 재료값 대기도 힘든데 카드 수수료까지 빠집니다. 여기저기 빠져나가니 열심히 일해도 손에 들어오는 건 별로 없어요."

문 사장은 특히 1만원 미만의 카드결제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요즘은 짜장면 한 그릇도 카드로 결제해요. 1만원 미만의 카드결제가 대부분이죠."

그러다보니 하루에 들어오는 현금은 10만원 안팎이다. 하루하루 재료를 구입할 돈도 빠듯하니 장사를 운영하기도 어렵다고 그는 토로했다.

문 사장과 같은 이유로 전국에서 모인 업주들은 "수수료 인하 요구에 대한 구체적인 법안을 마련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집회에 나선 음식업종사자들은 ‘조건 없는 1.5% 카드수수료율 인하’ 이외에도 의제매입세액공제율 법제화, 외국인 고용허가인원 완화 등을 주장했다.

이날 오전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는 잠실 종합운동장을 찾아 요식업계 관계자들의 애로사항을 들었다. 박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의제매입 세액공제를 법제화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