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5회 연속 동결에도 시장금리 고공행진 … 주담대 상단 7% 육박국고채 금리 지난달 22bp 상승 … 기준금리와 괴리 확대구윤철 부총리 "채권시장 모니터링 강화" … 이례적 경고 메시지통화정책 신호 시장서 통하지 않는 구조 고착화 가능성
  • ▲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3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3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와 한국은행이 최근 시장 금리 상승과 관련해 잇달아 경고 메시지를 내놓으며 채권시장 관리 모드에 들어간 모습이다. 기준금리는 2.5%에 멈춰 있지만 국고채 3년물은 3%를 웃돌고,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은 7%에 육박하는 등 정책금리와 시장금리 간 괴리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괴리가 장기화될 경우 통화정책 신호가 시장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가계와 기업의 자금조달 부담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3일 서울 은행연합회에서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일본 금리 상승, 수급 부담 등으로 국고채 금리가 다소 상승했다"고 평가하면서 "국고채를 포함한 채권시장 전반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채권발행기관 협의체 등을 통해 수급 상황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이억원 금융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도 참석해 정책 공조 의지를 확인했다.

    전날에는 한국은행도 이례적으로 시장금리 수준에 대해 공개 경고에 나섰다. 최용훈 한은 금융시장국장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 기준금리가 2.5%인데, 국고채 3년물 금리가 3.2%를 상회 중이어서 다소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과거 경험에 비춰볼 때 최근 정책금리와 시장금리의 격차는 자연스러운 범위를 벗어난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채권시장은 최근 상승 흐름을 이어왔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금리는 지난 한달 간 평균 22bp(1bp=0.01%포인트) 상승했다.  지난달 말 기준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월 대비 18.5bp 오른 3.138%, 5년물 금리는 19.6bp 오른 3.436%, 10년물 금리는 22.2bp 오른 3.607%를 각각 나타냈다. 20년물은 24.2bp 증가한 3.599%, 30년물은 25.7bp 오른 3.515%로 나타났다.

    일본 총선 후인 지난 9일에는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연 3.267%를 기록하며 1년7개월 만에 최고치를 갱신하기도 했다. 5년물 금리 역시 연 3.555%로 1년 9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정부와 한은이 우려하는 지점은 단순히 금리가 높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다. 정책금리와 괴리된 시장금리가 장기간 이어질 경우 통화정책의 파급경로가 왜곡될 수 있다는 점이다. 정책 신호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으면 중앙은행의 금리 운용은 실효성을 잃는다. 높은 금리가 고착화돼 가계·기업 부담을 키우거나, 반대로 급격히 되돌릴 경우 금융시장 충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시장금리 상승의 여파는 이미 실물로 번지고 있다.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는 지난 10일 기준 연 4.23~6.83%로 집계됐다. 금리 상단은 7%를 눈앞에 두고 있어 기준금리 2.5%와 비교하면 체감 금리 부담은 더욱 큰 상황이다. 은행의 고정금리(혼합·주기형) 주담대 금리는 은행채 금리를 기준으로 산정되는 만큼, 국고채를 중심으로 시장금리가 오르면 대출금리도 따라 오른다. 기업 역시 회사채 금리가 국고채를 기준으로 형성되기 때문에 자금조달 비용 부담이 확대될 수밖에 없다.

    연이은 경고 메시지 이후 국고채 금리는 장중 소폭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오전 10시 25분 기준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연 3.5890%로 전일 종가(3.6589%)보다 낮아졌고, 3년물 역시 3.1420%로 전일 종가(3.1510%) 대비 소폭 하락했다. 

    다만 이를 추세 전환으로 보기 어렵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최근 시장 금리 상승에는 대내외 복합 요인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1월 고용지표가 개선 흐름을 보이면서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약화하고, 일본의 총선 이후 재정 확대에 대한 우려로 일본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국내 시장도 영향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또 주식시장 활황으로 자금이 증시로 쏠리면서 채권 수요가 약화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문제는 이 같은 쏠림이 지속될 경우 금리 왜곡이 구조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정책 스탠스와 무관하게 시장이 독자적 방향성을 갖게 되면 통화정책의 영향력은 약화된다.

    일각에서는 당국의 대응이 구두 경고를 넘어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시장금리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국고채 단순매입 등 정책 수단을 통한 시장 안정 조치가 논의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