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정책금융제도 개편 및 운용실태 감사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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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이 지난 2009년 당시 금호생명(현 KDB생명)의 주식을 고가로 인수해 최대 2천589억원의 손실이 우려되는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감사원은 한국정책금융공사와 금융위원회, 산업은행 등을 대상으로 `정책금융제도 개편 및 운용실태'에 대해 감사를 벌인 결과를 23일 공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지난 2009년 금호생명에 당초 제시된 부실자산 578억원 외에 1천836억원 규모의 추가 부실자산이 존재할 수 있어 주당 순자산가치가 -152원에 불과하다는 점을 알면서도 주당 5천원에 주식을 인수했다.
기업 인수의 필수 절차인 회계법인 등의 재무실사도 거치지 않았고 사외이사들에게 보고도 하지 않은 채 내린 결정이었다.
그 결과 금호생명이 정상화되지 않을 경우 작년 3월말 순자산가치 기준으로 최대 2천589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감사원은 금융위원회에 관련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임원의 비위 행위를 인사 자료로 활용하도록 통보하는 한편 산업은행에 관련자 2명에 대한 주의를 요구했다.
감사원은 또 금융위가 지난 2008년 1월 산업은행 민영화 방침 이후 현재까지 세부 추진방안도 마련하지 않는데다 정부 지원을 제외한 산업은행의 재무건전성 등급은 지방은행보다 낮은 `D'등급에 불과해 민영화 추진에 차질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수익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인 순이자마진은 작년 6월말 기준 1.6%로 5개 시중은행 평균(2.4%)보다 낮고, 100% 이하로 유지해야 할 예대율(은행의 총 대출액을 총예금잔고로 나눈 비율)은 2009년 12월 현재 425%로 현격히 높았다.
감사원은 이와 함께 산업은행장에게 A사의 신주인수권을 최대 69억원 싸게 매각한 관련자 3명과 B사의 여신승인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해 269억원의 손실을 가져오게 한 2명에 대한 문책과 주의를 각각 요구했다.
지난 2009년 10월 설립된 정책금융공사의 주요 업무인 간접 대출 업무가 신용보증기금 등 기존 정책금융기관 업무와 상당히 중복되는 점도 감사원 지적을 받았다.
실제로 공사의 간접대출 대상 업체를 신용보증기금과 기술신용보증기금 지원 업체와 비교한 결과 절반 이상이 중복됐고, 한국은행과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지원하는 업체와도 각각 34.9%, 11.3% 겹쳤다.
또 민간금융기관에서 자금을 공급받기 어려운 중소기업을 지원하도록 간접대출을 설계ㆍ운용해야 하는데도 작년 8월 기준 상위 2개 등급 업체에 대한 대출은 4천905억원(총 금액의 31%)인 반면 하위 2개 등급 업체는 2천357억원(15%)에 불과했다.
감사원은 이밖에 정책금융공사에서 신성장 동력산업 육성펀드 위탁운용사를 부당하게 선정한 사실을 적발, 관련자 2명에 대한 문책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