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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금융? 그거 돈을 빌려줘? 괜히 위험한 거 아냐?”
불법 대부업체와 사채업자 등이 경쟁적으로 난립하면서 “저소득· 저신용자들에게 돈을 담보․ 보증 없이 꾸어준다는 ” 는 솔깃한 말은 의구심을 사고 있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살인적인 대출이자와 지긋지긋한 빚 독촉을 자연스레 떠올리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서울 노원구 공릉동에 자리잡은 도깨비 시장은 그런 의문에 해답을 줄 수가 있다.
도입 첫 해인 2008년부터 미소금융 상품을 꾸준히 애용해온 곳이 바로 도깨비 시장이다.
이 곳 역시 미소금융이 들어오기 전까지는 상인들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사채와 일수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개인 신용은 낮고 뾰족한 담보도 없어 높은 대출 문턱을 넘기에는 역부족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소금융을 이용하게 되면서 이러한 상인들의 고민들은 해결됐다.
담보나 보증 없이 연 4.5%의 이율로 대출이 가능한데다 상인회를 통해서 바로 대출금이 지급되면서 시장에 5~6명씩 돌아다니던 일수꾼들이 하나 둘 씩 자취를 감췄다.
현재 20여 곳의 점포들이 대출받은 미소금융 자금은 총 1억 3천만원에 이른다.
김창원 상인회장은 “상인들이 처음에야 몰래 전화로 문의하고, 찾아오고 했었는데 지금은 편하게 미소금융을 이용하고 있다” 며 “미소금융에서 돈을 빌려 쓰는 일이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고 밝혔다.
또한 “절차가 간소해 시간이 절약되고, 이자가 부담스럽지 않은데다 상인회를 통해 조금씩 빚을 갚아나가는 방식이라서 상인들에게 안성맞춤 ” 이라며 미소금융 사업이 시장 전체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육점을 운영하고 있는 차양수 사장. 그는 도깨비시장에서 미소금융 혜택을 받은 첫번째 케이스이다.
2년전 그에게는 한가지 고민거리가 있었다. 먹거리 재료를 다루는 가게 특성상 깔끔한 인테리어가 필요했지만 언감생심 공사비를 마련할 길이 막막했다.
그때 문득 미소금융 대출이 떠올랐다. 곧바로 미소금융 상품을 신청한 그는 목돈을 대출받아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했고, 가게를 깔끔하고 위생 모드로 확바꾸었다.
그랬더니 고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고 매출은 쑥 뛰었다. 대출금을 조금씩 갚아 나가는 것은 식은죽 먹기였다.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냉장 시설을 추가로 들여올 때도 미소금융 상품을 짭짤하게 이용했다.
차 사장은 “예전 시장에서는 일수도 써봤는데 이자가 너무 높아서 부담이 컸다” 며 “미소금융이 효자” 라며 함박 웃음을 지었다.
차 사장은 이어 “대출 상한액이 좀 더 높아졌으면 하는 바람은 있지만, 더 많은 상인들에게 골고루 혜택이 돌아가야 한다” 며 “앞으로 미소금융의 기반이 잘 닦인다면 상한 금액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고 말했다.
미소금융이 공릉동 도깨비 시장 상인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마법을 부리는 도깨비 방망이가 되어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