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남아프리카공화국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과 그의 고향 주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삼성전자 아프리카(총괄 박광기 전무)는 만델라 전 대통령의 고향 쿠누 주민들의 숙원 사업인 다목적 커뮤니티 센터를 건립, 14일(현지시간) 개관식을 가졌다.

    요하네스버그에서 남쪽으로 약 900㎞ 떨어진 이스턴케이프주 쿠누에 새로 건립된 마을회관은 3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이다. 주민들이 모여 회의나 결혼식, 공연 등을 할 수 있다. 또한 예배를 드리거나 학교에서 학생들을 한자리에 모아 조회를 할 수 있는 다목적 건물이다.

    삼성전자의 박 전무와 함께 만델라 전 대통령 부인인 그라사 마셸여사, 교회 및 지역 지도자와 주민, 학생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개관식은 행사가 진행되면서 참석자들이 한데 어울려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등 축제 분위기로 이어졌다.

    특히 마셸 여사는 만델라 전 대통령이 지니는 어머니에 대한 애틋한 정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만델라가 민주화 투쟁으로 옥살이하던 도중 어머니가 돌아가셨지만 백인 정부가 그의 장례식 참석을 불허했던 것. 이 때문에 어머니 임종을 하지 못하고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한 만델라는 평생 이를 한으로 가슴에 묻어왔다는 것.

    마셸 여사 자신도 (1998년) 만델라와 결혼할 때 시어머니가 이미 작고해서 그의 환영을 받을 기회가 없었으나 이제 마을회관 건립으로 시어머니에게 이를 자랑스럽게 얘기할 수 있게 됐다고 소개했다.

    이날 커뮤니티센터 개관은 당초 만델라 어머니가 지은 교회를 증개축하는 프로젝트에서 출발했으나 삼성이 역사적 유적지로서 가치가 있는 교회를 복원하고 이와 병행해 새로 센터를 설립했다.

    이에 앞서 쿠누 주민들은 1966년 만델라 전 대통령의 어머니 노세케니가 세운 교회건물이 좁고 낡아서 이를 증개축할 수 있도록 만델라측에 요청했고 지난 7월 이를 전해 들은 삼성전자가 마을 사람들의 염원을 이뤄준 것.

    마셸 여사는 만델라가 쿠누에서 어머니가 지은 교회를 복원하고 마을회관을 완공해 그가 매우 행복해한다고 개관식 행사 후 취재진에게 전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의료봉사와 초등학교 화장실 건립 등 봉사활동을 펼치고 태양광으로 전력을 공급받는 이동식 인터넷 교실을 운용해 초등학생들에게 온라인을 통해 더 넓은 세계와 접촉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다양한 지원활동을 펴 주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또 이날 박 전무를 비롯한 삼성임직원들과 쿠누 마을 원로, 지도자들이 인근 만델라 자택을 방문해 마을회관 건립 프로젝트가 완수됐음을 알리는 증명서를 전달하기도 했다.

    지난 7월 93세 생일을 맞은 만델라는 소파에 앉아 인사를 받는 등 노쇠함을 드러냈지만 대화를 하면서 농담도 던지는 등 비교적 건강한 모습이었다.

    박 전무는 "지난해 삼성전자 아프리카 총괄을 설치한 이래 아프리카 전역에서 많은 기업사회책임(CSR) 활동을 펼치고 있다"며 "오늘 행사는 우리가 삼성의 기술을 이용해 어떻게 사회에 공헌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만델라는 자서전에서 어린 시절 친구들과 함께 소와 양을 치고 술래잡기를 하면서 지낸 쿠누 시절이 매우 행복한 시기였다고 술회한 바 있다. 그는 평소 요하네스버그 자택에서 거주해왔으나 지난 7월 쿠누로 이동, 계속 머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