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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년 역사의 임광토건이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공공공사 발주 감소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담의 '이중고'를 겪는 건설업계에 다시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1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임광토건은 1927년 5월 창업주 임헌록씨가 일제 치하에서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건설업 면허를 취득해 설립한 임공무소를 모태로 한 유서깊은 회사다.
임씨의 아들 임광수 명예회장이 물려받아 1956년 임광토건으로 사명을 바꾸고 도로, 항만, 지하철 등의 공공 토목공사 위주로 견실하게 사업을 해왔다는 평가다.
올해 시공능력 평가 40위의 중견 건설사로 현재는 3세 경영자인 임재원 대표가 실질적으로 운영 중이다.
임광토건이 최근 위기에 처한 것은 건설경기 침체 등으로 공공 토목공사 수주에 어려움을 겪으면서부터다.
주력 사업인 공공 토목사업 발주가 줄고 최저가낙찰제의 시행으로 사업성마저 떨어지면서 2000년대 중반 이후 공동주택 사업을 확장한 것이 화근이었다.
'그대家'라는 아파트 브랜드로 아파트 사업을 하던 임광토건은 수도권 주택시장 침체로 대거 미분양이 발생하는 바람에 자금난에 봉착하자 지난 7월 서울 미근동 사옥을 매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만기가 된 PF 대출 지급보증 기한을 연장하는 데 실패해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하기에 이르렀다.
올해 상반기 중견 건설사들의 연쇄 법정관리행으로 홍역을 치렀던 건설업계로서는 지난달 범양건영에 이어 이날 임광토건까지 2개사가 잇따라 법정관리를 신청하자 걱정이 커지고 있다.
당분간 주택경기 침체가 회복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내년부터 최저가낙찰제가 300억원 미만 100억원 이상 공사로 확대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한 중견 건설업체 관계자는 "임광토건은 공공사업 부진을 만회하려고 주택사업을 확대하려다 오히려 미분양으로 금융비용이 많이 들어갔다"며 "내년부터 최저가낙찰제가 확대 시행되면 다른 중견업체들도 비슷한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이날 현재 100대 건설사 중 법정관리나 워크아웃을 신청한 회사는 모두 24개사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