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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동과 소음으로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았던 디젤 승용차가 다시 뜨고 있다. 문제점으로 지적돼온 엔진 성능이 개선된데다 유가 2000원 시대 ‘착한 연비’ 라는 경제성까지 맞물린 결과이다.
현대차가 최근 출시한 'i40' 모델은 8~9월 계약 기준으로 무려 71.6%의 고객이, 'i30'는 10월 계약 고객 중 51%가 디젤모델을 찍었다.
현대차는 지난달 20일 'i30'의 새 모델을 선보였다. 새로운 i30에는 휘발유 모델(3개)과 함께 디젤 모델(2개)이 있다. 그중 최고 출력 128마력에 연비 20.0㎞/ℓ인 디젤 모델이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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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30는 경쟁 상대인 폭스바겐 골프보다 1000만원 정도 싼 동시에 연비와 파워 면에서도 앞서고 있다. 골프 2.0TDI(17.9㎞/ℓ·140마력)보다 힘은 떨어지지만 연비가 앞서고, 골프 1.6블루모션(21.9㎞/ℓ·105마력)과 비교하면 연비는 뒤지지만 힘은 우위에 있다.특히 연비는 경차보다도 높다. 한국지엠의 스파크(연비 17㎞/ℓ)는 물론 기아차의 모닝(19㎞/ℓ)도 뛰어넘는다.
이런 장점 때문인지 i30는 지난달 계약 기준으로 디젤 모델이 51%, 휘발유 모델 49%로 디젤을 선택한 소비자들이 많았다.
엑센트 디젤 모델도 상한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5월 출시 이후 판매된 2425대 중 15%가 디젤 모델이다. 특히 5도어 모델은 전체 판매 대수의 62.7%가 디젤이다. 이처럼 소형차 시장에서 디젤 모델이 인기를 끌자 한국지엠도 유럽 수출용인 아베오의 1.3ℓ 디젤 모델을 국내에 내놓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중형차급인 현대차 i40 디젤은 2006년 출시된 쏘나타 디젤 모델의 실패를 딛고 내놓은 두 번째 중형 디젤 모델이다. 휘발유 모델보다 100여만원 저렴하면서 우수한 연비(18㎞/ℓ) 등으로 i40는 판매량의 70% 이상이 디젤 모델이다. 경쟁 차종인 폭스바겐의 파사트 2.0TDI(15.1㎞/ℓ)보다 연비는 19% 높지만 가격은 1500만원 정도 저렴하다.
벤츠와 폭스바겐 등 유럽 수입차 업체들도 앞다퉈 디젤 승용차를 국내에 내놓고 있다.
벤츠사는 청정 디젤 기술 블루텍의 V형 6기통 디젤 엔진이 장착된 'S 350 블루텍'을 국내시장에 출시했다. 블루텍은 배기가스 정화 시스템인 선택식 촉매환원법을 통해 수용성 요소 용액을 배기가스 플로(배출 장치)에 유입시켜 질소산화물의 80%를 무해한 질소와 물로 전환 배출시키는 혁신적인 기술이다.
이 밖에도 C220 CDI 블루이피션시, E220 CDI 블루이피션시, ML 300 CDI 4매틱 블루이피션시, GLK 220 CDI 4매틱 블루이피션시 등 모두 5개 모델을 국내에서 판매하고 있다.
벤츠사는 올해 디젤 모델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5% 급성장했다고 보고 내년 새로운 디젤 모델 1~2개를 한국시장에 상륙시킬 계획이다.
폭스바겐도 소형차인 골프와 제타를 중심으로 디젤 모델들을 출시할 예정이어서 올겨울 디젤차를 둘러싼 자동차업계의 경쟁은 후끈 달아오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