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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에 따라 드라마 방송 시간이 고무줄처럼 늘어나는 '관행'이 철폐될 조짐이다.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의 드라마 국장들은 최근 회의를 갖고 "드라마 회당 방송 시간을 최대 72분으로 제한한다"는 협약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회당 방송시간'은 드라마 타이틀이 방송되는 시점부터 드라마 방영(러닝타임) 직후 광고가 끝나는 시각까지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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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지난 2008년에도 상기 내용을 담은 '3사간 합의'가 있었으나 시청률 경쟁이 심해지면서 이같은 자율 규제는 유명무실해진지 오래였다.
방영 시간이 길어질수록 타 드라마와의 시청률 경쟁에서도 유리하고, 광고를 더 많이 내보낼 수 있기 때문에 '고무줄 편성' 관행은 "제살 깎아먹기"라는 내부 비판 속에서도 사라지지 않았다.
얼마 전 종영한 KBS2 '공주의 남자', SBS '뿌리깊은 나무' 등도 제한 시간을 수분 초과해 방영된 대표적 케이스.
결국 3사 드라마 국장들은 러닝타임으로 경쟁하는 풍토가 고착화 될 경우, 제작비가 상승하는 부작용은 물론 시청자들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72분 가이드 라인'을 다시 한번 재고지하도록 했다.
25일 "80분 확대 편성됐다"고 알려졌던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사진)'이 실질적으로 72분 방송을 넘지 않은 것도 이같은 합의 때문이라는 게 방송 제작진의 전언이다.
평소 방송보다 5분 앞당겨진 오후 9시 50분부터 방영된 '해를 품은 달' 7회 분은 러닝타임이 63분에 불과했고 나머지 방송 시간은 CF 광고로 채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