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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진수산시장은 횟집, 생선, 젓갈류, 건어물 등을 판매하는 강원도의 대표적인 수산시장이다. 원래 위치는 지금의 수산시장 북쪽 공터에서 시작하여 항구 쪽으로 길게 자리하고 있었다고 한다.
27년 전 쯤 수산시장은 공판장이 있던 자리에 지어진 지금의 건물로 이사했고, 현대화된 시설을 갖춘 것은 불과 3년 전이다. 수산시장에는 88개소 47개의 점포에 150여명의 시장 가족들이 일하고 있다. 쌍둥이 딸을 둬서 ‘쌍둥이네’, 어렸을 적 별명이 똘똘이여서 ‘똘똘이 횟집’, 해병대 출신이라 ‘해상젓갈’, 딸 이름이 명화여서 ‘명화횟집’, 주인할머니가 두꺼비를 닮아 ‘두꺼비네’, 사장님이 공주 같아서 ‘공주네’... 재미있는 가게 이름처럼 저마다 학꽁치, 매운탕 등 대표 메뉴도 각양각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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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진에 왔는데 사계절 값싸고 싱싱한 활어회를 맛보지 않을 수 없다. 봄에는 도다리와 놀래미, 여름에는 농어와 돔, 가을에는 오징어, 겨울에는 광어와 복어 등 계절마다 제철 생선들의 참맛을 보자. 먹어도 줄어들 줄 몰라 집까지 싸들고 가게 되는 푸짐한 양은 주문진 상인들이 덤으로 얹어주는 넉넉한 인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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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똘이 횟집 장종태(42)사장은 “좌석이 넓고 회가 싱싱하다 보니 주문진을 찾는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온다”며 “맛으로 둘째 가라면 서럽다”고 자랑한다. 장사장은 오징어축제 ‘회 이쁘게 썰기’에서 2등을 한 ‘선수’다. 게다가 “어머니가 손이 커서 언제나 회를 푸짐하게 주시는 덕분에 손님이 북적인다”고 덧붙인다. 회 한 접시에 6만원.
매운탕은 명화횟집이 유명하다. 먹음직스러운 모양새와 지글지글 끓는 소리가 입맛을 절로 다시게 한다. 아버지를 도와 식당을 꾸리고 있는 김명화(24)씨는 “아무리 바빠도 뼈가 울어나올 수 있도록 오래 끓여서 얼큰한 맛을 낸다”고 비결을 설명했다. 매운탕은 3만원,
수산물시장에서 겨울에 만날 수 있는 대게는 몸이 마른 대나무와 비슷하고 다리도 대나무처럼 쭉 뻗었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영덕대게’가 유명하지만, 주문진에서도 저렴한 가격에 대게를 맛볼 수 있다. 대게와 함께 인기가 있는 홍게는 연말에서 봄까지 주문진을 비롯한 동해안 포구에서 많이 잡힌다. 대게 보다 값이 싸고 양이 많아 푸짐하게 즐길 수 있다. 정임이 횟집은 30년 전통을 자랑한다. 시어머니 김정임씨와 함께 장사를 하고 있는 며느리 조경순(57)사장은 “홍게는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한 고단백 식품으로 소화가 잘 되고, 해열과 숙취해소에 좋다”며 “속살이 꽉 차서 좋고 밥까지 비벼먹으면 정말 맛있다”고 자랑했다. 홍게 1kg에 3만원
오징어는 주문진을 비롯해 동해북부지역에서 생산되는 대표적인 수산물 중에 하나다. 주문진항에는 오징어 동상까지 있다. 오징어를 생으로 먹어도 맛이 떨어지지 않아 오징어 회무침 등 다른 지역에선 하기 힘든 여러 요리가 가능하다. 오징어를 갈라 잔 칼집을 내서 양념 고추장에 재웠다가 굽는 오징어 불고기는 주문진수산시장 전국전통시장 박람회에서 최고의 히트상품이었다. ‘해상젓갈’집 김상래(60)사장과 최해명(54) 사장은 “주문진 오징어는 싱싱한데다 주문진만의 독특한 양념 맛이 조화를 이룬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팩에 7,000원.
음식점은 아니지만 ‘공주네’에서는 여러 수산물을 만날 수 있다. 특히 ‘공주네’는 골뱅이와 문어를 만날 수 있다. 윤점례(66)사장은 “모든 수산물이 싱싱하고 살아있다”고 말하며 “주문진수산시장 상인들은 언제나 정이 넘치고 인심이 좋다”고 주문진수산시장을 자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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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진수산시장을 구경하고 주문진터미널에서 주문진항으로 향하는 해안도로를 따라 올라가다보면 생선구이집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실비생선구이’는 주문진 일대에서 생선구이와 생태찌개로 유명한 생선구이 식당이다. 생선구이를 시키면 고등어, 임연수, 가자미 세 종류의 구이가 나온다. 여름철이 지나면 열갱이도 함께 나온다. 기본 2인을 기준으로 하는데, 1인분을 시키면 두 종류의 생선이 나온다. 실비생선구이의 특징은 노릿하게 구워진 살, 굵은 소금이 녹아 들어있는 간간하고 생선살 그대로의 맛을 느낄 수 있다.
15년째 주문진에 자리 잡은 ‘실비 생선구이’를 운영하는 박숙희(53) 사장은 “가격이 다른 곳보다 싸고 많은 손님을 찾아 가격을 올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실비 생선구이의 비결은 “사람들의 건강을 책임진다는 생각을 가지고 요리하기 때문에 정성이 가득하다”고 말했다. 박사장은 “졸음운전하지 마시라고 가마솥 누룽지와 오가피 둥글레차를 직접 드린다”며 식사를 마친 손님에게 누룽지와 둥글레차를 전해주었다.
가족들과 함께 ‘실비 생선구이’를 찾은 김영용(43)씨는 “가족들과 함께 수원에서 왔다”면서 “가끔 생선구이가 생각나면 실비생선구이를 찾는다”고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생선구이 1인분에 8,000원
그 밖에 영양 풍부하고 값도 저렴한 꽁치, 봄철에 제맛인 가자미, 동해안 별미인 양미리, 큼직한 알이 일품인 도루묵, 강원도에만 난다는 심퉁이, 동해의 건강식품 문어. 시원하고 얼큰한 곰치, 담백한 복어 등을 빼놓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