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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보유한 주식 가치가 최초로 10조원을 돌파했다. 10조원대 주식부자가 나온 것은 한국 증시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11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1천820개 상장사의 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주식 가치를 평가한 결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10조1천27억원(9일 종가 기준)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이 회장이 보유한 삼성그룹 계열회사 주가가 일제히 상승한 덕분이었다.
삼성전자는 9일 4.24% 급등한 123만원으로 거래를 마쳐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삼성생명은 올해 들어 상승세를 지속해 9만1천원을 회복했고, 삼성물산도 비교적 탄탄한 흐름을 나타내 8만원에 근접했다.
이 회장의 보유 주식 가치도 올해 초 8조8천819억원에 비해 13.7% 급증했다.
이 회장은 보통주 기준으로 삼성전자(3.38%), 삼성생명(20.76%), 삼성물산(1.37%) 등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 회장의 부인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1조3천322억원)과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1조337억원)의 보유 주식 가치도 9일 각각 1조원을 넘었다.
이로써 이 회장 가족이 보유한 상장사 주식 가치는 역대 최고인 12조4천686억원을 기록했다.
이 회장의 주식 가치는 2002년 말 1조39억원으로 처음 1조원을 넘겼다. 2005년 말에는 2조원을 돌파했다.
이후 2009년 2월 차명으로 돼 있던 삼성전자 보통주 224만5천여주와 우선주 1만2천여주를 실명으로 전환해 4조원을 넘어섰고, 2010년 5월 삼성생명 상장을 계기로 9조원을 웃돌았다.
미국 신용등급 강등과 유럽 재정위기로 주가가 급락한 탓에 지난해 9월에는 8조원 아래로 주식 가치가 급감했지만 삼성전자가 랠리를 펼친 데 힘입어 마침내 10조원을 돌파했다.
이 회장을 포함해 `1조 클럽'에 든 상장사 주식 부자는 16명(9일 종가 기준)으로 집계됐다.
2000년대 초부터 이 회장과 각축을 벌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6조5천368억원으로 2위를 차지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2조6천623억원, 정몽준 새누리당 전 대표가 2조5천855억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조2천925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