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성이 태양을 가로지르는 우주쇼가 6일 오전 7시 9분 38초부터 시작돼 오후 1시 49분 35초까지 약 6시간 40분간 우리나라 전역에서 펼쳐졌다.

    금성의 태양면 통과를 이번에 놓치면 2117년 12월 10일, 2125년 12월 8일에나 볼 수 있다. 우리 세대에서는 사실상 마지막 관측인 셈이다.

    금성은 태양보다 32분의 1정도로 작아, 까만 점이 태양의 밝은 면을 천천히 지나는 모습으로 나타났다. 이번 통과는 금성이 태양의 왼쪽 상단부터 오른쪽 상단을 향해 대각선으로 비스듬히 내려가듯 진행됐다.

    금성의 태양면 통과 현상은 지구-금성-태양이 일직선상에 놓이고, 지구의 공전궤도와 금성의 공전궤도 간에 교차점이 생길 때만 발생한다. 지구-금성-태양이 일렬로 늘어서는 1.6년마다가 아닌, 8년-105.5년-8년-121.5년 주기를 갖는 이유다.

    지구에서 태양면 통과 현상이 관측되는 행성은 금성과 수성 뿐이다.

    수성의 태양면 통과는 1631년 프랑스의 천문학자 피에르 가센디가 최초로 관측했다. 가센디는 한달 뒤 금성의 태양면 통과를 관측할 기회가 있었으나 프랑스 지역에선 이 현상이 태양이 뜨기 50분 전에 끝나 실패했다.

    금성의 태양면 통과를 처음 관측한 영광은 1639년 영국의 아마추어 천문학자 제레니 호럭과 그의 친구 윌리엄 크랩트리에게 돌아갔다.

    미국의 작곡가 존 필립 소사는 1882년 이 우주 현상을 기념하기 위해 '금성의 태양면 통과 행진곡(Transit of Venus March)'이란 관악곡을 썼다. 그는 미국 국가인 '성조기여 영원하라'도 작곡했다.

    이번 통과 현상은 태양을 잘 볼 수 있는 트인 공간 어디에서라도 볼 수 있었다. 맨눈으로 직접 보면 실명할 수 있으므로 태양필터, 용접용 유리 등의 보호장비가 필요한 만큼 많은 관측자들이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행사장을 찾았다.

    자세한 정보는 한국천문연구원 홈페이지(www.kasi.re.kr)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시간별로 촬영한 관측 사진을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