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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시장이 이렇게 큰가?” 부산에서 가장 큰 시장인 ‘부전시장’은 7개의 시장이 합하여 ‘부전마켓타운’으로 형성되어 있다. 11570㎡(약 3500평) 시장에서 소문나고 맛있는 먹거리를 몇 가지만 찾아 소개한다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이다. 일단 시장 안을 들어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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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국 한 그릇 주이소~”
장을 보며 지나가는 손님들이 한 손에 장바구니를 들고 시원하게 콩국을 들이키고 있다. 부전시장에서 콩국으로 가장 오래 되었다는 경북식당. 경북식당의 콩국은 장 보러 오가다 한 그릇씩 뚝딱 먹기에 좋다. 진하고 걸쭉한 농도의 콩국과 적정량의 우뭇가사리가 잠시나마 더위를 식혀준다.
“콩 외에 2~3가지를 첨가하는데 그거는 비밀입니더.”
전재순(68세) 사장은 더운 날씨 탓에 콩을 갈아놓으면 쉬어버려서 먹기 직전에 맷돌로 직접 갈아 신선함을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15cm 정도 한 그릇의 가격은 700원. 식혜 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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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집도 다 맛있지만 저희 집 족발 맛은 자셔보시면 못 잊습니더.”
삼대왕족발 유쾌분 사장은 족발 한 점을 그 자리에서 썰어서 내민다. 쫄깃쫄깃한 고기 한 점의 맛에 가던 길을 멈추기에 충분하다. 예부터 산모에게 젖이 나오지 않으면 족발을 먹였다고 하는데 이는 족발에 그만큼 영양이 많다는 것이다. 젤라틴 성분이 노화방지와 피부미용에 좋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맛보기 추임새다. 돼지의 몸무게를 지탱하고 있는 짧은 앞다리가 뒷다리보다 맛있고 가격도 비싸다. 5천원부터 2만5천원까지 다양한 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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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서 물어물어 찾아 올만큼 부전시장의 선지국은 너무나 잘 알려져 있다. 47년 전 손점희 할머니로 시작된 선지국밥의 원조는 바로 부전시장 내 ‘밀양식당’. 부전역을 이용하는 손님들의 입소문으로 유명 국밥집이 됐다.
“5천원어치 포장해주이소~”
인터뷰 중에도 포장 손님들이 더 많다. 5천원이지만 넉넉히 2~3그릇은 나올만 한 양이다.
“맛은 손님이 평가 합니더.”
맛은 손님에게 묻고 그 맛을 위해 정성을 다한다는 김역자, 김분이(50) 자매사장. 새벽 4시부터 선지국의 진하고 깊은 맛은 시작된다. 선지국밥 4000원. 호박·깨·팥·녹두죽 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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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질 무렵 부전시장 곰장어 거리가 하얀 연기를 내며 분주하다. “들어오세요 후회안해요” 라는 큰 글씨 뒤에서 곰장어 손질이 한창인 기한도(52)사장.
“장사 시작한지 오래 안됐심니더. 함 드셔보이소~”
연탄불에 곰장어가 구워지는 맛있는 냄새처럼 그의 말에 맛의 자신감이 있다. 소금으로 간이 된 소금구이와 초벌 후 양념을 하고 다시 구워내는 양념구이 두 가지 메뉴가 있다. 곰장어는 일반 장어와 달리 눈과 뼈가 없고 갯벌에 살기 때문에 생명력이 강한 만큼 영양가도 풍부하다. 기사장 가게 앞 문구를 보며 “진짜 후회 안해요?”하며 손님들이 가게로 들어간다. 기본 3인분 24,000원(약 5마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