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 경쟁에서 한국의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밀린 일본 전자업계의 실적 추락이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1일 NHK 방송과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에 의하면 전자 대기업인 샤프는 올 회계연도(2012년 4월∼2013년 3월)에 4천500억엔(약 6조1천억원)의 순손익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애초 예상했던 2천500억엔 적자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전년의 적자 폭 3천760억엔을 웃도는 역대 최대 수준이다.

    샤프는 유럽의 재정위기, 아시아 신흥국에서의 TV 및 패널 판매 부진, 경쟁 격화에 따른 가격 하락 등으로 실적이 악화했다고 설명했다.

    샤프는 지분 매각과 인력 삭감 등의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으나 2년 연속 대규모 적자에 빠져 회생 여부가 불투명하다.

    일본의 대표적 전자업체 가운데 하나인 파나소닉은 전날 올 회계연도 적자(순손익 기준)가 7천650억엔(약 10조4천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업체는 전년도에 일본 국내 제조업체 가운데 역대 2위에 해당하는 7천721억엔의 적자를 냈다. 파나소닉은 지난 7월까지만 해도 올 회계연도에 500억엔의 흑자를 낼 것으로 전망했으나 반기(4∼9월) 결산 결과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2009년에 매수한 산요전기의 자산 가치가 크게 줄고, TV와 스마트폰 판매 부진으로 실적이 악화했다.

    파나소닉은 2년 연속 7천억엔 이상의 손실을 내면서 지난 20년분의 순이익을 모두 까먹었다.

    파나소닉은 거액을 투자해 산요전기를 인수하면서 리튬이온전지 사업에 큰 기대를 걸었으나 한국 업체에 가격 경쟁력에서 밀려 손실이 급증했다.

    일본 정부의 센카쿠 국유화(9월 11일) 이후 중국에서 전개되고 있는 일본 상품 불매운동도 이 업체의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파나소닉은 이달부터 임원 급여를 20∼40% 삭감하는 등 구조조정에 나섰지만, 난국을 타개할 성장 전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쓰가 가즈히로(津賀一宏) 사장은 "구조조정을 실시해도 일시적 효과밖에 없으며, 이는 보통의 회사가 아니다"고 위기감을 내비쳤다.

    도쿄 주식시장에서는 투자자들이 연일 파나소닉 주식을 투매하고 있다. 파나소닉 주가는 이날 오후 2시13분 현재 100엔(19.46%) 급락한 414엔을 기록하며 이틀째 폭락세를 면치 못했다. 이는 1975년 2월 19일 이후 37년 8개월만의 최저 수준이다. 샤프는 4엔(2.33%) 하락한 168엔에 거래되고 있다.

    후지쓰와 도시바도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후지쓰는 올 회계연도 순익 예상치를 600억엔에서 250억엔으로 낮췄다. 도시바는 1천350억엔에서 1천100억엔으로 하향했다.

    작년도에 5천200억엔의 적자를 낸 소니는 올 회계연도에 흑자 전환을 예상했지만 TV 부문의 손실이 계속되고 있어 실제 흑자로 돌아설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