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민주 정책기조 극명… 불확실성 커져급히 나선 해리스 정책 불투명… 법인세율 ↑트럼프 집권시 칩스법 위태… 보조금 뺏길수도
  • ▲ 카멀라 해리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오른쪽)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지난 10일(현지시각) 펜실베이니아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ABC 주관 TV 대선 토론에서 발언하고 있다ⓒ필라델피아=AP/뉴시스
    ▲ 카멀라 해리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오른쪽)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지난 10일(현지시각) 펜실베이니아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ABC 주관 TV 대선 토론에서 발언하고 있다ⓒ필라델피아=AP/뉴시스
    불확실성에 휩싸인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48일 남은 미국 대통령 선거에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있다.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한다면 현 정부의 정책을 전면 백지화할 가능성이 있고, 급하게 교체된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 역시 뚜렷한 정책기조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후보는 반도체 기업을 지원하는 칩스법을 폐지 또는 축소하겠다는 입장을 이어가고 있다. 칩스법은 반도체 보조금으로 527억달러(약 71조원)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공화당은 명확하게 폐지를 공언하진 않았지만, 트럼프가 당선되면 동력을 상당 부분 잃을 가능성이 있다.

    삼성전자가 올해 미국 정부로부터 받은 보조금은 64억달러(8조8000억원)에 달한다. 이를 통해 텍사스주 테일러시 일대에 반도체 공장 2곳과 첨단 패키징 연구개발(R&D) 센터를 짓는다.

    SK하이닉스는 보조금 4억5000만달러(6200억원)와 대출 5억달러(7000억원)를 지원받는다. 인디애나주 수립한 공장 건설 계획에 따른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가 당선되더라도 일방적인 보조금 철폐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약속했던 보조금 지급을 미루거나 이를 빌미로 추가 투자를 요구하는 등 변수를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해리스 후보가 당선된다면 칩스법은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크지만, 세부적인 조정 가능성은 남아있다. 민주당은 보조금 지급 조건으로 대중국 반도체 투자를 제한하고 있는데 규제 수위가 더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해리스 후보는 지난주 방영된 TV토론에서 "트럼프 집권 당시 중국에 미국산 반도체를 계속 판매함으로써 우리를 팔아넘겼다"며 "동맹국과의 관계에 집중하지 않고 AI와 양자 컴퓨팅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미국에 기반한 기술 투자에 집중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민주당이 밀고 있는 법인세율 인상도 우리 기업들이 경계하는 지점이다. 공화당은 포괄적인 감세 의지를 공표한 반면, 민주당은 28%까지 올릴 것을 당 정강에 못박고 있다. 미국의 현행 법인세 최고세율은 21%다.

    민주당은 미국 모든 지역 최저임금을 15달러(약 2만원)로 올리는 것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밖에 글로벌 최저한세 시행 등 해외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이 손익을 계산해야 할 새로운 제도도 준비 중이다.

    김봉만 한국경제인협회 국제본부장은 "해리스와 트럼프의 정책 기조가 지난 대선보다 더 벌어진 모습"이라며 "반도체, 2차전지, 자동차 등 업종별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정부와 경제계의 공조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