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영향으로 조성된 대덕연구단지,
    그 열매를 박근혜 대통령이 따게 될까?

    박근혜 대통령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창조경제’를 책임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에 최문기 카이스트 경영과학과 교수(62)가 14일 내정됐다.

    최문기 교수는 그야 말로 대덕연구단지에서 잔뼈가 굵으면서 핵심적인 기관을 두루 섭렵한 인물로 꼽힌다.

    연구단지에서 모든 경력을 보내면서 연구와 개발, 그리고 중소기업 사업화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을 온 몸으로 체득한 경험자이다.
    이때문에 그의 일생의 노하우가 박근혜 대통령의 '창조경제'에 어떻게 접목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구나 올해는 대덕연구단지 설립 40주년이 되는 해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직접 헬기를 타고 다니면서 부지를 선정하는 등, 오늘날의 대덕연구단지는 박정희를 빼 놓고는 이야기가 안된다.

    바로 이곳에서 모든 경력을 쌓아온 최문기 내정자이기에, 그의 역할에 더 큰 기대가 모아진다. 

    최 내정자는 1978년부터 1999년까지 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광대역통신연구부장, 초고속정보통신본부장, 통신시스템연구단장 등을 역임했다.

    그 뒤 지금은 KAIST와 통합된 한국정보통신대학교(ICU) 경영학부 교수를 지냈다. 2006년 11월부터 2009년 11월까지 ETRI 원장을 맡았으며 현재 KAIST 경영과학과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최 내정자가 연구원으로 시작해 원장까지 지낸 ETRI는 최 내정자 발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ETRI 출신으로 장관에 오른 사람은 지금까지 최순달 체신부장관, 경상현 체신부장관(초대 정보통신부 장관), 양승택 정보통신부 장관에 이어 4번째이다.

    최문기 내정자는  ETRI 원장에 재임하던 시절부터 중소기업 지원과 일자리 창출을 강조한 것이 눈에 띈다.
    중소기업의 사업화를 지원하는 '중소기업 현장 인력파견제'를 처음 도입했다.
    ETRI 안에 '융합기술연구생산센터'를 유치한 것도 이같은 노력의 하나이다.


  • 한주동 ETRI 노조위원장은 <연합뉴스>와의 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선견지명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재임 시절 중소기업 기술 지원에 적극적이었다.
    당시에는 기업에 연구원들이 파견되는 게 처음이어서 애로기술 해결도 해야 하고 연구도 해야 한다는 이중고 때문에 반발이 있었다.
    원장 재임시절 업무 면에서도 TDX(전전자교환기)를 비롯해 CDMA(코드분할다중접속)와 와이브로(WiBro 휴대인터넷) 기술 면에서 성과를 냈다."


    대덕연구단지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심혈을 기울여 조성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
    5·16 혁명 후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실행하던 박정희 전 대통령은 과학기술발전 없는 경제개발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낀다.

    그래서 서울 홍릉에 과학기술의 묘목을 심었다.
    1966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건립됐고 1970년엔 KIST 인근에 국방과학연구소(ADD)와 KAIS(현 KAIST)가 세워졌다.

    하지만 그 보다 더 큰 묘목의 필요성이 생겨, 1973년  제2연구단지건설 계획이 구체화됐다.

    제2연구단지 부지 선정엔 박 전 대통령이 직접 나섰다.
    항공기로 시찰하면서 현재의 대덕특구를 후보지로 낙점했다.
    연구단지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인근에 3군 본부가 들어설 계룡대와 국방과학연구원(ADD), 원자력단지(당시 핵연료개발공단) 등도 함께 고려됐다.


  • 연구단지가 홍릉에서 대덕으로 이전하면서 100 배로 커져 무려 2800만㎡(약 850만평) 규모로 성장했다.

    당시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큰 규모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만든 대덕연구단지.
    40주년을 맞는 올해 바로 이곳에서 최문기 미래부 장관 내정자는 자신의 인생의 모든 경력을 바쳤다.

    이제 박근혜 대통령은 '창조경제'의 묘목을 이곳에서 발견했으니, 이것을 어찌 우연이라고 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