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된 물 위의 시장… 배 타고 흥정 쇼핑강‧운하‧수로 많아 채소 과일 생산의 최적지



지금이야 자동차가 못가는 곳이 없을 만큼
교통이 발전해있지만 옛날에는 사정이 달랐다.

방콕에서는 그들의 젖줄 [짜오프라야]강을 중심으로
수많은 수로가 발전했고 집과 사원과 시장 할 것 없이
사람들의 삶 깊숙이 수상교통이 활발하게 오고 갔다.

태국의 수도 방콕에서 110킬로미터나 떨어진 라차부리(Ratchaburi)는
강과 운하, 수로가 발달해 채소와 과일을 재배하는데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한다.

태국을 소개하는 영상물을 통해 한번쯤은 보았을 [수상시장]이
라차부리 지역에서 1년 365일 쉬지 않고 열리고 있다.
그 시장의 이름은 [담넌 사두억](Damneon Saduak)이다.

시장이 열린지는 이미 100년이 넘었고,
지금은 이들을 위한 시장이라기보다 관광객들이 더 많이 찾고 있지만
그 옛날 수상시장의 원형이 여전히 그대로 남아있는 곳이다.

배 위에 물건을 가득 싣고 상인들은 노를 젓는다.
물 위에 집을 짓고 인생을 사는 사람들에겐 일상이지만
우리에겐 새로운 풍경이다.

시장이 열리는 운하 주변으로는 오전 6시부터 11시까지
많은 노점상들이 일제히 문을 열고 관광객들을 반긴다.

걸어 다니며 구경할 수도 있겠지만, 이왕 수상시장에 왔으니
긴 꼬리배에 올라타고 상인들 틈에 끼어 물길을 지나보자.
두 사람이 나란히 앉으면 꽉 차는 나무배를 타고 천천히 수로를 지난다.

배 위의 물건들은 정말 다채롭다.
이열치열 뜨거운 육수 부어 한 그릇 말아주는 국수에서부터 튀김,
쫀득한 찰밥 위에 연유 뿌려 옆에 있는 망고와 곁들어먹는 망고밥과
지금이 시즌이라는 망고스틴과 갖가지 열대과일까지.

단단한 코코넛 껍질을 그릇처럼 사용해 마시는 코코넛 주스도 있고
손으로 직접 만든 밀짚 모자와 가방, 기념품 파는 배까지.
정말 있을 건 다 있고 없는 건 없는 재미있는 시장이다.

사고 싶은 물건이 있을 때 손을 들면 배를 몰아주는 사공이
그 가게 쪽을 배를 바짝 갖다 붙이고 상인과 흥정에 들어간다.
수상시장이 관광지로 매력이 있는 이유가 바로 이런 모습 때문이 아닐까 싶다.

커다란 밀짚모자를 쓴 상인이 홀로 노를 저으며
손님을 태워 수상가옥 등을 구경시켜주기도 하고,
슬그머니 배에 다가가 팔고 싶은 물건을 내보이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이 담넌 사두억 수상시장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하고도 정겨운 모습이다.

커피색 같은 강물 위에 떠서 생을 영위하는 사람들.
시장은 삶이 가장 치열하게 보이는 장소 중 하나다.

더운 날씨 탓에 한낮이 되기 전에 이미 장사꾼들은 일과를 마친다.
이른 아침에 거래를 시작해 정오 정도까지만 활동을 하므로
담넌 사두억 시장에 갈 예정이라면 좀 서두르는 것이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