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 형 일정 빼돌려?…금호家 갈등 증폭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사이의
형제 갈등이 다시 증폭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3일 오후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운전기사인 부장 A씨와
보안용역직원 B씨를 [방실 침입 및 배임수·중재죄] 등의 혐의로
종로경찰서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자체 조사 결과
“그룹 회장실 보안용역직원인 B씨가
박찬구 회장의 운전기사이면서
금호석유화학 부장인 A씨의 사주를 받아
비서실 자료를 몰래 빼냈고,
이 자료들이 금호아시아나그룹을 공격하는 데
활용돼 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보안용역직원이
2011년 11월부터 80여 차례에 걸쳐
회장 비서실에 들어가 촬영한 문서를 A 씨에게 제공했고
수십 차례에 걸쳐 향응을 제공 받았다는 자술서와
기밀 자료를 빼가는 장면이 담긴 CCTV를 경찰에 함께 제출했다.  

금호아시아나측은 고소장을 통해
▲얼마나 많은 문건들을 빼돌렸는지
▲범행을 사주한 배후는 누구인지
▲이 과정에서 금품수수 등 금전거래가 있었는지 등을
밝혀달라고 요청했다.

이와 관련 금호석유화학은
“당사는 금호아시아나그룹 측 관련 정보를 입수하기 위해
누구도 사주하거나 매수한 바 없다”며
“소장을 접수한 후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해
보다 구체적인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박삼구 회장과 박찬구 회장의 갈등은
2006년과 2008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견해차이를 보이면서 시작됐다.
2009년 말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채권단에 의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경영은 박삼구 회장이
금호석유화학의 경영은 박찬구 회장이 맡게 됐고
사실상 분리경영이 시작됐다.
이번 내부 문서 유출 사건이 소송으로 이어지면서
한동안 잠잠했던 오너 일가의 갈등 재발 여부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