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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카드와 롯데카드, NH농협카드에서 8270만 건의 고객정보가 시중에 유통된 것으로 확인됐지만, 올 초 유출 때와 비교하면 '카드런' 현상도 없고 상대적으로 조용한 분위기다.
연일 터지는 개인정보 유출에 국민들의 피로감이 가중되면서 '이미 모든 정보가 털린 것 아니겠냐'며 사실상 자포자기한 모습이다.
금융당국도 무감각해진 모습이다. 시중에 유통된 카드사 고객 정보는 기존에 유출됐던 1억400만건과 동일하다고 말할 뿐 대책도 내놓지 않았다. 이 마저도 직접 확인한 것도 아닌데다가, 이미 나올 대책은 다 나왔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 10일 발표한 '금융분야 개인정보 유출 재발방지 종합대책'이 고객신용정보의 수집과 활용, 폐기 등 전 단계를 고려해 만든 대책"이라며 "현재 새롭게 내놓을 대책은 없다"고 말했다.
특히 협력사 직원의 도난에 의해 유출된 고객정보가 시중에 유통됐다는 검찰 발표 이후 금융감독원은 카드3사를 대상으로 원래 진행하고 있던 특별검사에 인력만 추가해 실시할 뿐 별다른 대책은 내놓지 못했다.
롯데카드와 농협카드는 지난 1월13일부터 2월 말까지 고객 정보 유출과 ,관련해 특검을 받았으나, 제재 근거가 미흡하다는 이유로 이미 지난 4일부터 재검사에 들어간 상황이었다.
이번 추가 특검이 성과가 있을지도 미지수다. 검찰 수사가 한계를 보일 것이라는 지적이다.
검찰은 카드3사 고객정보 유츌 수사결과 발표 당시 ‘계좌와 통화내역 조사 등에서 2차 유출 흔적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으나 지난달 열린 국회 카드 국정조사에서 친인척 의혹이 제기돼 추가 유출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당시 국정조사에서 민주당 김영주 의원은 1차 유포자 조모 씨가 친인척 명의로 대부업체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고객정보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검찰은 수사를 확대했고 조씨 관련 업체를 통해 추가 유출된 사실을 포착해냈다.
결정적인 제보가 없었다면 피의자 진술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검찰 수사의 한계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것이다.
앞으로 금융당국, 유관 금융협회 등과 함께 매월 합동 점검회의를 열어 고객정보 유출을 사전에 예방할 것이라는 금융당국의 대책은 이미 신뢰를 잃어버린 지 오래다.
뾰족한 대책이 없는 금융당국에 지쳐 자포자기하는 피해자들. 국민들의 무관심이 사건을 더욱 키우는 게 아닌지 우려스럽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