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3사 손해배상청구 소송 문의 빗발카드런 현상, 지난 1월과 사뭇 다른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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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고객정보가 시중에 유통된 것이 확인됨에 따라, 분노한 고객들이 KB국민카드, 롯데카드, NH농협카드) 등 해당 카드3사를 대상으로 한 집단소송에 참여하려는 움직임이 다시 활발해지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용평가사 코리아크레딧뷰로(KCB) 직원이 빼돌린 카드3사의 고객 정보 1억400만건 중 8300만건이 시중에 유통됐다는 검찰 발표 이후 해당 카드사를 상대로한 소송참여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법무법인 또는 개인 변호사가 운영하는 집단소송 카페에는 검찰발표(14일) 전에는 소송참여 신청글이 3월 하루 평균 3~4건 정도 올라왔으나, 검찰 발표 이후 소송에 참여하겠다는 글이 카페당 100여건을 넘어서고 있다.
개인정보 2차 유출 검찰발표 이후 소송에 참여한 직장인 장 모씨(29)는 "유통되기전에 막은 만큼 2차 피해는 100% 없다더니 정부와 금융당국을 믿을 수가 없다"며 "내 정보가 언제 어디로 빠져나갈지 모르는 상황에서 소송에 참여를 안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주부 이 모씨(37) 역시 "카드3사 고객정보가 시중에 유통됐다고 하니 화가 난다"며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할지 막막해 일단 변호사가 진행하는 집단소송에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개인정보가 시중에 유통돼 자신도 언제 피해를 입을지 모르기 때문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참여하려는 피해자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법무법인 평강 최득신 대표 변호사는 "개인정보가 시중에 유통되지 않았다고 했을 때는 의례적인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 3월 들어서는 잠잠해진 분위기였다"면서 "그러나 2차 유출이 확인됐다는 검찰 발표 이후에는 자신의 정보가 도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커지면서 카드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는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고 전했다.
그동안 수도 없이 정보유출 사건이 발생했지만 2차 유출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 일어난 대부분의 정보유출 사건에서 대기업들은 유출된 정보를 회수했기 때문에 피해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해왔으나, 이번에는 그러한 주장을 내세울 수 없게 됐다.
따라서 집단소송에서 승소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금융소비자연맹 강형구 금융국장은 "실제로 2차 유출이 확인됨에 따라 집단소송 시 승소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구체적으로 피해를 입지 않았어도 향후 피해 입을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카드사 개인정보유출 집단소송에 참여하려는 움직임은 커지고 있는 반면, 지난 1월 정보유출 사실이 처음 공개됐을 때 일어났던 고객들의 카드 재발급·해지 신청이 몰리는 대규모 '카드런(Card Run)'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검찰발표 이후 첫 영업일인 지난 17일 이들 카드사에서 탈회한 회원은 KB국민 4000명, NH농협 3500명, 롯데 2000명으로 총 1만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카드 해지는 2만4000건, 재발급이 3만2000건, 탈회는 1만1000건 등 총 6만7000건으로 평소 6만여건(일일 평균)에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특히 '카드런'이 심했던 지난 1월22일 카드 해지·발급·탈회가 120만건에 달했던 것에 비하면 전혀 다른 분위기다.
지난달 말까지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온 카드사 소송 건수는 40여건에 육박하며, 원고 수는 13만2125명, 소가(소송물가액)는 820억9130만원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체 정보유출 피해자에 비해 소송참여자는 굉장히 적은 수준이다. 하지만 2차 유출 소식에 분노한 피해자들이 집단소송에 적극 참여할 경우 해당 카드사들의 경우 천문학적인 금전적 피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