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계열사 중심 총 12명 사외이사 중 7명 판·검사, 국세청, 식약처 등 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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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21일 롯데그룹이 정기주주총회를 연 가운데, 사외이사들을 대폭 물갈이 해 눈길을 모았다. 특히 유통계열사를 중심으로 총 12명의 사외이사 중 7명이 관료출신인 것으로 확인되는 등 신격호 회장의 의중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재계는 정보 유출 및 과징금 추징, 부동산 매각 등 잇딴 악재에 체면을 구긴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 회장이 내실 강화를 위한 선택인 것으로 내보고 있다.
또 사정기관의 처벌과 법적 소송에 휘말릴 경우 역할로 활용하거나 MB정권 때 특수를 재연하고자 정부와의 소통을 강화하려는 신 회장의 의중으로도 풀이된다.
우선 이날, 롯데쇼핑의 경우 대전지방국세청장을 지낸 박동열 세무법인 호람 회장을 신규 선임하고, 대검찰청 감찰부장과 법무연수원장을 역임한 김태현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를 재선임했다.
롯데제과는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출신인 송영천 법무법인 세한 대표변호사 회장을, 롯데칠성은 김용재 전 국세청 감찰담당관을 각각 사외이사로 신규선임했다.
롯데하이마트도 국방부 검찰부장을 지낸 최영홍 고려대 법학교수(현 한국유통법학회장)를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하고, 국세청 차장 출신의 정병춘 법무법인 광장 고문을 재선임했다.
롯데푸드 역시 식약처 식품위생심의위원회 위원 출신인 정명섭 사외이사를 신규 선임했다.
사실상 롯데그룹은 MB정부 때 급성장 하면서 막대한 특혜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그 예로 부산롯데타운 특혜를 비롯한 맥주사업 진출 등에도 별 무리 없이 진행됐고 경남 김해유통단지를 비롯한 △대전 롯데복합테마파크 △경기 유니버설스튜디오 등도 특혜설에 휘말렸으나 정부의 지지를 받으며 당당히 추진됐다.
2007년 말 46개사에 불과했던 롯데그룹의 계열사 수는 2011년 말 기준 79개사로 크게 늘었다.
덩달아 2008년 초 43조6790억원이던 보유 자산 총액은 2009년 한 해동안 무려 18조 가량 늘어나면 2012년 초 83조3050억원까지 불어났다.
이러한 롯데그룹 성장이 정권교체 후 수 조원대 부동산 매각을 추진할 만큼 고꾸러진 것이다.
우선 롯데는 백화점과 마트 18개 점포를 매각하기 위해 싱가포르거래소 부동산투자신탁 시장에 상장을 계획했으며 △일산 롯데백화점 △부산 센텀시티점, △롯데마트 중계점 등 매출 상위권 핵심 점포 일부도 포함될 만큼 유동성 악화를 겪고 있다.
롯데는 1조원대 자금을 확보하고, 확보한 자금은 다시 매각한 부동산을 빌리는 데 사용하려 했으나 이 마저도 수익률을 둘러싼 투자자들과 롯데쇼핑의 간의 이견이 차이로 순탄지 않을 것이라는 게 IB업계 중론이다. 게다가 내달 6000억원 규모의 LIG손해보험 인수전마저 목 전에 두고 있다.
정계 한 관계자는 "롯데그룹의 인사가 이번에 좀 오버스러울 만큼 정.법조계 인사로 영입했다"면서 "지난해 정부와 달리 현 정권은 오히려 그 반대로 기업을 대하다보니 신 회장이 이래저래 속을 끓인 모양"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이번에 (롯데그룹은) 벌금도 많았고, 카드 정보 유출 사건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그런 의미에서 법조계 인사를 강화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롯데제과는 신격호 그룹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을 재선임했고, 롯데쇼핑은 신동빈 회장과 신영자 사장 등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