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한국도로공사·삼성토탈 지분 참여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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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알뜰주유소가 1031개(지난해 12월 기준)점을 돌파하자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석유공사가 알뜰주유소 법인화에 착수하면서, 사실상 정부가 손 떼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기름값이 묘하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지시로 시작된 알뜰주유소 사업이 사실상 석유시장을 교란시키고 또 실질적인 가격하락으로 이어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석유공사와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3일 경기도 안양시 석유공사에서 알뜰주유소 법인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첫 회의를 열었다.

    계속해서 불어나는 알뜰주유소를 더욱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체계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첫 걸음인라는 이유를 들었지만 속내는 다르다.

    알뜰 주유소 출범당시 ℓ당 100원 정도 싼 기름 공급을 약속했지만, 70~80원은 물론 50원도 차이가 나지 않는 지역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알뜰주유소 법인화 방안으로 석유공사 자회사, 석유공사 농협 도로공사의 공동 출자회사, 석유공사와 민간회사의 공동 출자회사, 민간회사들의 공동 출자회사 등이 거론되며 다각도의 방안이 제시됐다.

    현재 알뜰주유소는 농협이 463개, 한국도로공사가 160개, 자영업자가 408개점의 소유권을 갖고 있으며 석유공사가 관리책임을 맡고 있다. 석유공사는 올해 안으로 알뜰주유소를 1150개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일반기업과 마찬가지로 알뜰주유소가 1000호점을 돌파하며 몸집이 커지면서 효율적으로 사업을 관리하는데 애로점이 많았다"며 "알뜰주유소를 더욱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유지하기 위해 법인화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알뜰주유소는 석유공사 혼자서 진행하는 사업이 아니라 정부정책산업과 민간 업체 등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어 단기간 내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은 아니다"면서 "어제 회의에서는 그런 방안들을 논의했을 뿐 구체적인 진행 날짜나 계획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알뜰주유소가 별도 법인화 되더라도 지분율 구조와 회사의 구성만 달라질 뿐, 현재의 유통 방식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농협과 도로공사, 삼성토탈의 알뜰주유소 지분 참여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삼성토탈 측은 이에 대해 "알뜰주유소 법인화와 관련해 아직 정확한 이야기를 들은 바가 없어 지분 참여나 관련 사항 등에 대해서는 이야기할 수 있는게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알뜰주유소가 법인화된다고 해서 물량이 급격히 변화하거나 정유4사에 미치는 파급력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며 "법인화와 관련한 석유공사 측의 공식 발표가 있기 전까지는 이후 상황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가 나서 가격을 통제한다는 것 자체가 사실상 실패한 정책"이라며 "알뜰주유소 가격이 일부 지역(고속도로)을 제외하고 일반 주유소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알뜰주유소가 고속도로 휴게소 석유제품 가격을 일부 낮추는 효과로 이어지기도 했지만, 사실상 임대료 등을 낮춰 준 부분을 따지면 국민들이 이득을 본 것은 사실상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