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네카오 올해 콘텐츠 기반 글로벌 시장 공략 방점 네이버, 日 정부 라인야후 지분 매각 압박 암초 직면카카오, 웹툰 픽코마 유럽 프랑스 현지 법인 3년만에 철수글로벌 보호 무역주의 확산… 플랫폼 경쟁력 우위 점하기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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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와 카카오가 해외 사업에 잇따라 제동이 걸리면서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미래 성장 동력인 콘텐츠 사업 진출이 녹록지 않으면서 글로벌 시장 개척 전략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는 올해 웹툰 등 콘텐츠를 주력으로 한 글로벌 사업 확대를 로드맵으로 내걸었다. 이를 위해 관련 조직 및 사업 재편 등도 과감히 단행하고 외부 인재를 영입하는 공을 들였다.

    1분기 실적에서도 콘텐츠 사업의 성과는 두드러진다. 네이버는 글로벌 웹툰 통합 거래액이 9.1% 늘어나면서 콘텐츠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5% 증가한 4463억원을 기록했다. 카카오도 뮤직 매출이 102% 성장하면서 콘텐츠 부문 매출이 지난해보다 33% 오른 1조 336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글로벌 보호 무역주의가 확산하면서 콘텐츠 사업 진출에 먹구름이 끼기 시작했다. 플랫폼 경쟁력 확보를 위해 보호장벽을 높게 세운 상황에서 경쟁력 우위를 점하기가 어렵다는 점에서다.

    네이버는 일본 정부의 라인야후 지분 매각 압박에 시달리는 상황이다. 앞서 일본 총무성은 지난해 11월 한국 네이버 클라우드를 통해 일본 라인 이용자의 개인정보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라인야후에 7월 1일까지 구체적인 대응책을 제시하도록 요구했다. 일본 정부는 행정지도에 지분 매각이라는 표현이 없다고 확인했으나, 사실상 네이버에 대한 일본 정부의 A홀딩스 지분 매각 압력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메신저인 라인은 2011년 6월 일본에서 출시한 이후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등 글로벌 이용자가 2억명에 이른다. 라인야후 중간지주사인 Z인터미디어트글로벌은 글로벌 사업과 서비스를 맡은 한국법인 라인플러스를 보유하고 있다. 아이피엑스(IPX) 지분 52.2%와 라인게임즈 지분 35.7%,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 운영사인 네이버제트 지분 18.8%도 갖고 있다.

    경영권이 넘어갈 경우 라인 서비스를 앞세운 캐릭터와 게임 지식재산(IP), 커뮤니티 서비스 등 사업 전략에 차질이 불가피한 대목이다. 일본 내 월간활성이용자수(MAU) 1023만명을 넘어선 '라인망가'에도 영향이 미칠 가능성이 크다. 라인 사업의 제동으로 글로벌 사업다각화는 물론, 유럽, 동남아 진출 전략에 차질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카카오는 글로벌 콘텐츠 자회사 카카오픽코마의 유럽 시장 공략의 꿈을 접었다. '픽코마 유럽' 현지 법인을 3년 만에 철수하기로 결정한 것.

    카카오픽코마는 지난 2021년 9월 프랑스 파리에 유럽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2022년 3월 프랑스에서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프랑스의 디지털 만화 시장은 빠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일본 만화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곳으로 꼽힌다. 하지만 카카오픽코마의 지지부진한 성장이 발목을 잡았다. 

    프랑스 현지 매체에 따르면 1200만유로를 투자했던 픽코마 유럽은 1000만유로(2022년 기준) 이상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디지털 만화 시장 성장세가 더덴 데다가, 현지 출혈 경쟁에서 승기를 못 잡은 것이 원인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 업체 코그니티브마켓리서치는 프랑스 만화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을 3.1%로 전망했다. 글로벌 평균(5.1%)을 밑도는 수치다.

    카카오픽코마는 일본 웹툰 시장에 주력할 전망이다. 지난해 카카오픽코마의 일본 시장 연간 거래액은 1000억엔(약9000억원)이다. 2020년 7월부터 현재까지 글로벌 디지털 만화 플랫폼 1위를 기록 중이다.

    업계에서는 세계 각국의 플랫폼 자국주의 기조를 감안했을 때 해외 사업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본다. 특히 네이버 라인야후 사태를 통해 글로벌 전초기지에 속하는 일본에 대한 반감이 높아지는 것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중국, 유럽연합(EU)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는 자국 플랫폼 보호주의가 확산되는 추세"라며 "플랫폼 사업의 핵심인 웹툰 사업을 비롯해 해외 시장 공략이 더욱 힘들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