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이어 다시 쇼핑몰부지 싸고 신경전 가열 롯데 "서남부 랜드마크" vs 신세계 "수익성 없다"
  • ▲ 백운지식문화밸리 조감도ⓒ롯데쇼핑
    ▲ 백운지식문화밸리 조감도ⓒ롯데쇼핑

     

    롯데와 신세계가 인천터미널 분쟁 와중에 의왕에서 다시 쇼핑몰 부지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게 됐다.

    롯데쇼핑은 의왕시와 '백운지식문화밸리' 안의 복합쇼핑몰 부지에 대한 매입 약정을 체결하고 수도권 서남부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조성에 본격적으로 돌입한다고 7일 밝혔다. 신세계가 2012년부터 추진해 온 의왕 쇼핑몰 부지가 뒤늦게 롯데 손에 넘어간 셈이다.

    신세계는 미래 성장동력 사업으로 복합쇼핑몰을 선정, 정용진 부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의왕·하남 등 10개 거점 도시에 쇼핑몰을 건설하는 계획을 추진해 왔고, 의왕 쇼핑몰의 경우 이 같은 계획의 대표적 사례로 꼽혀왔다.

    당장 쇼핑몰 부지를 뺏고 뺏기게 된 두 대기업은 이번 사업의 수익성을 놓고 정반대의 주장을 내놨다.

    롯데는 장밋빛 전망을 펼쳤지만, 신세계는 바뀐 매입 방식으로는 위험이 너무 크다는 입장을 보인 것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의왕시 사업주체가 바뀌며 토지 인수 가격을 기존보다 20% 이상 무리하게 높게 책정했다"며 "게다가 감정 평가에 따라 가격이 추가 상승할 우려도 있어 투자 효율이 현저히 저하된다"고 주장했다.

    신세계측은 또 "의왕 프로젝트의 토지 공급 방식은 MOU 당시에는 외자유치를 통해 수의계약하는 것이었지만, 지금은 프로젝트 금융투자주식회사(PFV)에 지분투자를 요구하고 있다"며 "이는 위법 소지가 있어 계약을 연장할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신세계는 일단 롯데의 이번 매입 약정과 관련해 가처분 금지 등을 포함한 법적 조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사업주체인 롯데백화점 측은 그린벨트가 풀리며 본격 개발되는 의왕 부지 인근에 이미 400만명이 거주해 배후 수요가 풍부한 데다 백운호수 주변이어서 가족 단위 쇼핑객도 많은 편이라며 사업 전망을 낙관했다.

    롯데백화점 측은 또 "신세계가 개발 양해각서(MOU) 기한이 만료되도록 이렇다 할 사업 진전을 이루지 못해 새로운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한 것"이라며 "여유를 부리다 사업부지를 놓쳐 놓고 처음부터 사업성이 없었다고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롯데측은 2017년 복합쇼핑몰이 문을 열게 되면 3000명 규모의 직접고용효과를 비롯해 총 1만명 규모의 고용창출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또 쇼핑몰에는 연간 1000만명 이상이 방문할 것으로 전망하며 지역경제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은 물론 백운지식문화밸리 전체의 집객력 제고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롯데백화점 신규사업부문장 노윤철 상무는 "의왕 복합쇼핑몰을 수도권 서남부지역의 대표적인 랜드마크로 개발해 백운지식문화밸리와 지역경제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양측은 이미 2012년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이 세들어 있는 인천종합터미널 부지를 롯데쇼핑이 통으로 사들이면서 지난한 법적 공방을 이어가며 전면전을 벌여 왔다.

    매각 무효 소송 1심에서 패한 신세계가 지난달 서울고등법원에 항소를 제기, 양측은 터미널 매각 무효 소송 2심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앞서 2009년에는 롯데가 매입 협상을 벌이던 파주 프리미엄 아웃렛 부지를 신세계가 가로채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