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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가 고도화설비(RFCC, VGOFCC) 가동중에 병산되는 프로필렌(propylene) 처리를 놓고 고민중이다. 원유를 들여와 정제한 후 약 50%를 차지하는 저가 벙커C유를 재처리하는 RFCC(Residue Fluid Catalytic Cracker)와 VGOFCC(Vacuum Gas Oil Fluidized Catalytic Cracking Unit)는 지상유전으로 불린다.
특히 이 설비의 경우 휘발유 수율이 높은 시설로, 벙커C유 재처리 과정에서 각각 20만t, 25만t 등 연간 45만t의 프로필렌이 생산되며, 수율조절도 가능하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GS칼텍스가 프로필렌 유도체인 프로필렌옥사이드(PO) 사업 진출을 검토중이다. 사실상 '프로필렌' 영역 확장에 나선 셈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갈수록 마진 확보가 어려운 정유부문의 실적악화는 물론 그동안 정유업계의 효자 노릇을 해 왔던 파라자일렌(PX) 시황악화를 정면돌파 하기 위한 사업 다각화 프로젝트 중 하나로, 사실상 석유화학 분야에 뿌리를 더욱 깊고 넓게 확장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GS칼텍스가 폴리프로필렌(PP. 범용)에 이어 자동차 산업 발전으로 갈수록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복합PP(내열성 강화)에 진출한 상황에서, 사실상 차세대 먹거리로 PO를 선택한 셈이다.
특히 이번 GS칼텍스의 PO진출 고민은 석유화학산업이 기존 나프타 기반에서 값이 상대적으로 싼 에탄(천연가스) 등 비석유부분으로 움직이는 상황에서 검토된다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실제 LG화학이나 롯데케미칼 등 국내 기업들이 값 싼 원료를 찾아 해외에 진출을 추진중인 가운데, 중동지역을 중심한 신증설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러시아와 EU와의 갈등, 그리고 석탄가격이 급락하면서 그동안 환경을 강조해 왔던 EU국가들이 천연가스 사용을 줄이고 석탄으로 방향을 바꾸면서 위기의식을 느낀 러시아가 대량의 천연가스를 세계의 공장인 중국에 파이프라인으로 공급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공급이 이뤄질 경우 중국 역시 저가의 에탄 베이스 석유화학으로 옮겨 갈 확률이 높다.
결국 정유업계의 경우 에탄 베이스 석유화학 대비 경쟁력이 있는 품목으로의 전환이 절실한 상황이다.
실제 에탄베이스 크레커의 경우 에틸렌 수율이 높은 반면, 프로필렌은 거의 나오지 않는다. 이에 따라 천연가스 기반 석유화학 규모가 커질 수록 프로필렌의 가치가 높아질 수 밖에 없다.
GS칼텍스의 고민은 한 발 더 앞서 가고 있다. 프로필렌 자체를 판매하거나 현재 가동중인 PP나 복합PP를 생산하면 되지만, 새로운 프로필렌 유도체를 생산할 경우 포트폴리오를 다양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PO는 국내에서 SKC가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다. PO는 폴리우레탄(PU) 산업의 주원료로 지난 1990년 국내 시장에 처음으로 공급하기 시작한 화학 제품이다.
또한 북미나 유럽의 경우 환경문제 등으로 사실상 신증설이 전혀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원가 경쟁력 측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게다가 자동차, 건설, 조선의 수요가 개선되고, PO의 원재료인 프로필렌의 가격 강세가 이어지며 전반적인 PO 시황은 긍정적이다.
GS칼텍스의 시장 진출에 일부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SKC 관계자는 "폴리우레탄의 소재인 PO는 자동차 내장재와 쿠션재로 쓰일 뿐만 아니라 가볍고 단열성이 좋아 LNG선 등에 사용된다"면서 "시황이 좋은것은 사실이지만 국내 수요가 한정적인데다, 이를 SKC가 대부분 충족시키고 있고 31만t 규모인 생산량도 오는 2016년 60만t으로 늘릴 계획인 만큼 생산량이 늘어날 경우 다소 무리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오는 2017년까지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서 연산 200만t 규모의 PO 증설이 예정 돼 있어 아시아 시장 내 PO 공급과잉 또한 예상되는 등 장기적 관점에서 향후 PO 시장 전망은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한편, 국내 프로필렌 생산량은 지난해 6월 기준, 총 684만1000t. 이 중 LG화학이117만t으로 가장 많은 양을 생산하고 있으며 롯데케미칼 105만5000t, 여천NCC 97만t, 삼성토탈 84만t, SK종합화학 50만t, SK에너지 50만t이며 GS칼텍스가 그 뒤를 이어 45만t을 생산하고 있다. 주요 화학업체와 비교해봐도 결코 적지 않은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