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그룹과 유사하게 금융과 비금융으로 양분될 가능성도 배제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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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생명 주가가 지분 구조 정리 소식에 3거래일 째 하락세다.

     

    23일 삼성생명은 씨티그룹,도이치증권,CS증권, 골드만삭스 등 외국계 창구에서만 약 10만주에 달하는 매물이 출회되면서 2%대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삼성그룹이 약 3000억원 규모의 삼성생명 지분을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했기 때문이다. 증권가는 삼성계열의 지분구조 재편에 긍정적 반응을 내놓고 있지만 투자심리 위축은 당분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삼성그룹이 소니그룹과 유사하게 금융과 비금융으로 양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삼성생명 지분 보유 계열사 '에버랜드'만 남아

     

    삼성그룹 내 지분정리가 시작된 가운데 삼성전기를 비롯한 삼성정밀화학, 제일기획, 삼성SDS 등 4곳이 삼성생명 지분 328만4940주(1.64%)를 시간외대량매매로 처분했다. 규모금액만 3100억원 수준이다.   

     

    이로써 삼성생명 지분 보유 계열사는 삼성에버랜드가 유일하다.

     

    반면, 삼성생명은 삼성카드가 보유한 삼성화재 보통주 29만8377주(0.63%)를 주당 23만8500원에 장내 취득키로 결의했다.

     

    현재 증권가는 삼성계열사의 지분 재편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크게 중간금융지주사 설립과 단순 지분정리라는 의견으로 나뉘고 있다.

     

    김태현 NH농협증권 연구원의 경우 "삼성생명이 삼성화재 지분을 사들이는 것은 중간금융지주 도입 등 금산분리 시나리오가 재차 불거질 수 있는 이벤트"임을 주장했다.

    삼성그룹이 기준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고,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한 중간금융지주사를 만들 것이라는 예측에서다. 삼성그룹은 삼성생명→삼성전자→제조계열사→삼성생명으로 이어진 순환 출자 구조였으나 이번 블록딜로 구조가 끊겨버렸다.

    이에반해 확대 해석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단순한 주주 친화적 자본정책일 뿐이라는 것이다.

     

    한승희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부 계열사의 삼성생명 지분 처분은 그룹 내에서 단순화시킬 수 있는 소소한 지분 정리이지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한 금융지주회사 전환의 전초전이나 본격적인 삼성그룹 지배구조 변화로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화재도 올해 자사주 매입 가능성이 크다"며 "지속적인 자사주 매입에 대해 시장의 다양한 의견이 있으나 현재로서는 주주 친화적 자본정책의 하나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삼성생명 매매시점과 관련해서는 현재 매수적기가 아니라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태경 현대증권 연구원은 "지분구조 정리에는 최소 수개월이 더 소요된다는 점에서 현재 삼성생명 매수 시점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며 "적극적으로 매수할 시점은 삼성전자 지분을 정리할 때인 것 같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