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면 무료화→결제금액 5만원 이상으로 말바꿔"카드사들 비용 부담하더라도 책임지는 모습 보여줘야"


  • 금융당국이 고객정보 유출로 물의를 빚은 카드사 봐주기 식의 후속조치를 취해 논란이 일고 있다.

    연초 발생한 카드사 고객정보 유출에 대한 후속조치인 '결제시 무료 문자알림 서비스'를 놓고 금융당국은 카드사 입장을 봐주기 위해 말을 바꾸고 있다.

    6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카드 결제 건당 이용액이 5만원 이상일 경우에만 문자 알림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도록 지도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결제시 무료 문자알림 서비스를 무료화하겠다고 밝혔다가 카드사들의 비용 부담이 막대하다는 이유로 포인트 자동 차감 방식으로 하겠다고 말을 바꿨다. 그러나 포인트로 자동 차감할 경우 서비스 이용료를 고객들이 내는 꼴 이라는 지적이 일자 또 다시 말을 바꾼 것이다.

    이 서비스를 무료화 할 경우 연간 1000억원 이상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추정된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카드승인 건수는 110억건으로, 월 평균 9억건 정도 결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결제 내역 문자로 알리는데 건당 10원이 들어가는 것을 감안하면 월평균 90억원으로, 연간 1000억원이 넘는다.

    지난해 7개 전업카드사들의 당기순이익이 1조6597억원인 것을 고려하면, 문자서비스를 무료화 할 경우 수익의 6%이상이 날아가는 셈이다.

    이처럼 카드사들의 막대한 비용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자 금융당국은 사상 최대규모의 고객정보를 유출했음에도 불구하고 카드사 봐주기식의 후속조치를 취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카드사들이 비용 부담을 지고 손실을 보더라도 고객정보 유출에 대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국장은 "금융당국이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라고 말했다가 이제와서 카드사들의 비용 부담 때문에 5만원 이상으로 금액을 상향조정한 것은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라며 "카드사들이 비용 부담을 감안하더라도 1만원 이상부터 무료로 제공하는 등 고객정보 유출에 대해 책임지는 모습 보여줘야 할 필요가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