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상장사 17 곳 중 14곳 주가 상승
주력 계열사 주가 엿새만에 10% 상승, 시총 25조원 불려
  •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건강 적신호에도 불구하고 삼성그룹주가 6거래일 만에 불린 시가총액은 약 25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 20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 상장계열사 시총은 전일 종가기준 33조5277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장의 심장 수술을 위한 입원 직전날인 지난 9일 308조4167억원에 그치던 그룹시총은 엿새 만에 25조1110억원(8.14%)이 늘어났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생명, 삼성물산 등 주력 계열사의 평균 주가가 10% 가까이 오르면서 덩치를 키웠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9~19일 약 8.4% 상승해 시총 16조6448억원이 불어났다. 같은 기간 삼성물산과 삼성생명 역시 각각 9.7%, 12.7% 올라 1조원, 2조4000억원씩 늘었다. 이들 3개 종목의 증가액만 20조원 수준이다.

     

    이 밖에도 이부진·이서현 사장이 경영하는 호텔신라와 제일기획의 시총도 각각 1805억원, 690억원씩 증가했다.

     

    삼성 상장계열사 17 곳 중 '몸 값'이 높아진 곳은 총 14곳으로 집계됐다. 그 중 삼성SDS가 최대주주로 올라있는 크레듀 주가 경우 6거래일 간 38.71% 가까이 올랐으며 삼성증권도 같은 기간 13.19%나 치솟았다.

     

    증시 전문가들은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 따른 기대감이 작용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전자의 보유 지분을 끌어올릴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투자심리가 살아났다. 


    재계 안팎에서는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 보유 지분을 높이고 배당확대 등 주주 친화정책 강화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팽배하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지배구조가 개선되면 배당 증가나 투명성 제고 등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 ◇ 삼성전자·물산 인적분할 유력한 시나리오

    현재 삼성그룹 지배구조를 살펴보면, 삼성에버랜드→ 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SDI→삼성물산→삼성에버랜드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관계다.

     

    이 중 그룹3세의 지배력이 확고한 삼성에버랜드, 삼성생명을 제외하면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SDI의 최대주주 관계자 지분율은 20%미만에 불과하다. 때문에 증권가를 중심으로 삼성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박중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삼성물산 등은 보유한 자사주를 바탕으로 인적분할을 한 후 삼성에버랜드와 합병하고 삼성생명은 중간지주회사로 전환 지배하는 시나리오가 가장 유력하다"고 내다봤다.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이 각각 지주회사화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할 경우 지분 맞교환 등을 통한 지주회사 지배력 강화를 이룰 수 있다는 주장이다.

     

    또 지난해 하반기 이후 삼성그룹의 크고 작았던 일련의 사업 재조정 추진이 지배구조 재편과정의 일환이었다는 해석이다. 


    삼성그룹은 지난해부터 △제일모직 패션 사업부 삼성에버랜드로 매각 △삼성SDS와 삼성SNS 합병 △삼성SDI와 제일모직 합병 △삼성종합화학과 삼성석유화학 합병 △삼성생명의 삼성자산운용 지분 100% 인수 △삼성증권의 삼성선물 지분 100% 인수 △삼성SDS 상장계획 발표 등 숨가쁘게 추진해 왔다.

     

    김병기 키움증권 연구원은 "큰 틀에서 이는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재편과정으로 해석된다"며 "종착점은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통한 계열사 지배력 강화와 3세 경영 체제확립"이라고 설명했다.